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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징역 5년] 경총만 입장표명…침묵하는 경제단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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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징역 5년] 경총만 입장표명…침묵하는 경제단체, 왜?

경총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경제계 "딱히 할말 없다"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심 선고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가운데 국내 주요 경제단체들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5개 혐의 중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며 5년형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오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만 경제 전반을 걱정하는 공식 논평을 냈을 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은 별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경총은 이날 이 부회장의 유죄 선고에 대해 “삼성전자는 우리나라 제조업 전체 매출액의 11.9%, 영업이익의 30.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기업인만큼, 이 부회장의 장기공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삼성이 쌓아온 브랜드가치 하락과 투자·신규 채용 등 주요 사업계획 차질은 개별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대한상의와 한국무역협회 측은 “우리 단체에서 할 말이 없다”며 별도의 코멘트나 공식 입장이 없음을 밝혔다.

이는 정부 정책 발표나 재계 입장을 대변할 시 공식 논평이나 코멘트를 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개별 기업 사안이라 별도로 입장 낼 것이 없다"면서도 "정부 요청에 협조한 기업 피해자 중 한 명이 아닐까 생각된다"며 개인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사실 경제단체들은 지난 2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당시에만 우려를 표명했을 뿐 이 부회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경제단체들이 재계와 거리를 두는 새 정부의 눈치를 보며, 그 기조에 따라가는 모양새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유죄가 확정된 이상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과거와 달리 재계의 입장을 대변해 줄 논평이나 탄원서를 이끌 주체가 사라졌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과거 경제계 맏형 역할을 해온 전경련은 오너 이슈가 생길 때 마다 대변인 역할을 자처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목소리를 냈었다. 그러나 최근 전경련의 위상이 크게 추락한데다, 삼성선자를 비롯해 삼성 주요 계열사가 전경련을 탈퇴해 입장을 대변하기는 애매한 상황이 된 것이다.

한편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선고에 대해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서열 1위인 삼성의 총수 공백은 한국 경제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삼성의 브랜드 가치와 신인도 추락으로 인해 기업은 물론 경제 위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