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의 매각가 인하 요구로 매각 작업이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기존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서 한 발짝 물러서 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청구권이 부활하고, 컨소시엄 참여도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사실상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요구한 매각가 인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약속한 것보다 더 나빠졌다며 매각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16.2%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상표권 사용조건 '사용 요율 0.5%, 사용 기간 20년'을 새롭게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 반영하겠다고 채권은행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매각가가 변동하면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한다.
산업은행 측은 더블스타의 가격 조정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은 부활할 수 있다는 내용을 이미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박 회장이 8000억원에 이르는 매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지다. 적지 않은 액수인 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정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무리하게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부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건 컨소시엄을 통해 외부 자금을 동원하는 것이다. 채권단은 올 초까지만 해도 컨소시엄 구성을 반대해 왔다. 앞서 박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를 동원하는 컨소시엄을 요청했지만 채권단은 조건부 허용으로 사실상 불허한 바 있다.
채권단은 새롭게 매각 절차에 접어든 만큼 공정거래법 등 실정법을 위반하지 않고, 계열사에 재무적 부담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충족하면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의 컨소시엄 구성이 허용되면 금호타이어 인수는 더블스타와 박 회장 간 대결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다시 품을 수 있을지, 그룹 재건을 완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