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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독일 총리, 로즈네프트 이사 취임에 '비판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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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더 전 독일 총리, 로즈네프트 이사 취임에 '비판 물결'

독일 총선에 러시아 간섭 우려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의 사외 이사에 취임한 데 대해 메르켈 총리가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난 뒤 민간기업에서 취직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빌트이미지 확대보기
슈뢰더 전 독일 총리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의 사외 이사에 취임한 데 대해 메르켈 총리가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난 뒤 민간기업에서 취직하는 것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빌트
[글로벌이코노믹 김길수 기자] 독일 사회민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구미의 대 러시아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즈네프트((Rosneft)'의 사외 이사로 취임한 것에 대해 독일 전역에서 비판의 물결이 일고 있다.

9월 24일 독일 총선에 러시아가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메르켈 총리는 21일(현지 시간) 독일 대중지 빌트와의 인터넷 생중계 인터뷰에서 "슈뢰더의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일단 총리를 퇴임하면 민간에서 어떤 자리에 오를 마음이 없으며, 지금은 먼저 선거와 총리 재선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며, 슈뢰더에 대해 "스스로 정계에서 물러난 뒤 민간기업의 취직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교우 관계에 대해서 솔직히 인정하고 있으며, 로즈네프트의 사외 이사로 취임하는 것을 결정한 자신의 판단에 대해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주 슈뢰더는 로즈네프트의 이사에 오르는 것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여당 기독교민주동맹(CDU)과 대치하고 있는 사회민주당(SPD)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슈뢰더가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에 러시아가 크림을 강제 합병한 몇 주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서 대통령을 포옹한 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현재 그는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르드 스트림(Nord Stream)' 사업의 주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노동시장 개혁과 관련해 당내 갈등을 초래하고 있어 일부 당원으로부터 거리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총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불거진 슈뢰더의 이번 결정에 대해 사회민주당의 총선 포기라는 의견과 러시아의 총선 개입설 등 독일 내에서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