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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소프트웨어 퍼스트 국가로 대개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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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칼럼] 소프트웨어 퍼스트 국가로 대개조하라

김일 4차산업혁명트렌드랩 소장
김일 4차산업혁명트렌드랩 소장
선진국들의 4차 산업혁명 열기 속에 한국은 맥 빠진 걸음이다. 지난해 3월 알파고의 바둑으로 큰 충격을 받았지만 그후 지금까지 인공지능으로 내놓을 만한 성과물이 안나오고 있다. 인공지능 활용이 아주 쉬워졌음에도 도전도 안해보고 어렵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잽 싼 걸음으로 4차 혁명 2위권 자리를 차지했다. 2015년 1월에서 2016년 6월까지 중국의 해외 기업 인수(대부분 4차 혁명 관련)가 454건(1860억달러)인 반면, 한국은 60건(150억달러)에 그쳤다.
한국 대기업들은 기술이 모자라면 인수라도 해야하는데 사내 유보금이 넘치는데도 소극적이다. 다수가 전통 제조업 DNA라 개념이 없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SW)실력이 엔진인데 한국 대기업 수뇌부 머리에 소프트웨어는 거의 안보인다.

한국경제 추락의 핵심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21세기 글로벌 부가가치(富)의 원천이 소프트웨어로 완전히 전환됐는데도 하드웨어(굴뚝)시대의 틀과 단꿈에서 전혀 못 벗어난 국가가 된 탓이라고 확신한다. 경영자, 정치인, 관료, 언론 모두 마찬가지다. 우물안 개구리가 된 한국은 “소프트웨어 퍼스트(First)국가가 되자”는 높은 목청이 10년전에는 나왔어야 하는데 아직도 안나온다.

한국의 경영자 상당수는 소프트웨어나 해당 인력의 가치를 얕잡아보고 의사결정권을 그쪽으로 넘기지않아 비즈를 추락시키고 있다. 양대 전자회사가 그런 예다. 소프트웨어 홀대와 무시로 생태계가 황폐화된 한국은 세계 30대 소프트웨어 기업안에 명함도 못내미는 지진아다.

하드웨어만 돈의 원천이라고 보는 한국의 비즈니스 프레임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애플과 샤오미(운영체계 SW 보유)의 수익율은 50% 안팎인데 한국 양대 스마트폰 회사(운영체계 미보유)의 수익률은 10% 선인 이유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지 못한 때문이다.

지난해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에 무려 38조원에 인수된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기억하는가. 반도체 운영체계를 세계에 팔아, 53%의 수익율을 내고 있다. 하드웨어 업체는 꿈도 못꿀 수익률이다.

BMW 신차 개발비용의 90%는 소프트웨어일 정도로 비즈의 핵심이다. 중국이 2위의 경제대국이 된 것은 소프트웨어 2위 강국이라는 실력이 뒷받침한다. 2015년 글로벌 스타트업 Top 20 중 15개가 중국 기업(대부분 SW)이다.
한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은 낮은 처우와 과로에 지쳐 있고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30대에 업을 떠난다. 미국에선 평균 연봉 1억1000만원을 넘긴 ‘금수저’이며 회사의 성장 엔진이자 국부의 창출자로서 존중받는다. 선망 직업 1~5위에 꼽힐 때가 많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 등의 급성장을 이끈 ‘영웅’이다.

이제 한국은 IT강국이란 말은 꺼내지도 못한다. IT껍데기만 강국이었지만 그것도 빛바래고 있다.

초등생부터 21세기 언어인 코딩(Coding, 컴퓨터 언어)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도록 교육을 혁파해야할 중요한 시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랬듯이, 리더들은 틈만 나면 SW교육에 나라의 미래가 달렸음을 외쳐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을 소프트웨어 퍼스트 국가로 대개조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계속 강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중고교에 엔터테인먼트형 코딩교육(입시용이 절대 아닌, 학생 스스로가 흥미롭게 해내는)을 신속히 도입하고 소지역마다 코딩교육센터가 생기도록 정부, 지자체, 경제단체, 시민단체가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국부 창출자로 우대하는 정책도 필수다. 국가 시상제도도 좋다.

‘소프트웨어 중심사회’로 한국이 완전히 새로 태어나야 한다. 소프트웨어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엔진이다.


김일 4차산업혁명트렌드랩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