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는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이 비용을 부담하는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항목을 가리킨다.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전환되면 그동안 일반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어온 MRI(자기공명영상), 초음파검사, 로봇수술 등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된다.
실손보험은 이같은 비급여 항목의 의료비를 전액 또는 상당액 보전해주고 있어 보험가입자들이 제2의 건강보험으로 생각하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비급여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실손보험 가입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되면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기존 보험을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와 당장 손해보험 회사의 손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케어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되면 비급여 항목의 급여 전환으로 연간 약 4조5000억원의 보험료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진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언은 “신정부의 비급여 항목 급여화 정책은 손해율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며 “현재 국내 실손보험 보장률은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인데 보험사들의 CI(중대질병) 보험판매 확대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급여의 급여화, 심평원의 감독으로 과잉진료 우려가 축소되면서 실손보험 손해율이 하락할 것”이라며 “손해보험사 중심으로 수혜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다만 “현재 의료공급자의 경우 비급여 의료행위를 통해 상당부분의 수익을 보존하고 있어 의료공급자의 반발 가능성이 높다”면서 “의료공급자의 반발을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느냐에 따라 정책의 안정적 정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를 제외한 주요 손해보험사가 지난해 말 기준 130% 이상의 높은 실손보험 손해율을 기록했다”면서 “실손보험 보장에 의존한 도덕적 해이에 따라 필요 이상의 비급여 의료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문재인 케어 정책 추진이 시차를 두고 실손보험료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손손해율 악화의 주된 원인이 억제된다는 점에서 중기적으로 손해율 정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험금 감소로 실손손해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호재이지만 결국 보험료 인하로 이어질 것이기에 호재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면서 “중장기적으로 실손 손해율 수준은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실손보험이 확실히 정부 통제 범위로 들어가게 되고 과거 자동차보험과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개선되던 손해율이 시장 기대보다 높은 어느 수준에서 멈출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대성 기자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