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를 총괄하는 중국 정부 기관 '국가체육총국'에 35년간 근무한 쉐 씨는 시드니 모닝 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중앙 지도부는 1978년 국가대표팀의 약물 사용을 처음으로 지시했고 의료진은 이때부터 해외에서 개발된 약물 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 대표선수 사이에서 '특별 영양제'라 불리는 금지약물 복용이 일반화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에서 여러 선수의 약물 사용이 발각되면서, 중국은 여자 수영에서 획득한 15종목의 금메달 중 11개가 박탈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감춰졌던 국가 차원의 도핑 의혹이 한층 강해졌다. 결국 1995년 중국 정부는 체육법에 도핑 금지 규정을 포함시키는 등 국가의 관여를 해소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약물 사용은 그 후에도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의 유명 작가 자오위(赵瑜)는 자신의 저서 '마군단 조사'에서 당시 마군단 육상선수 9명이 자신에게 보낸 연서장에서 오랫동안 약물 사용을 고백했다고 기록했다.
쉐 씨는 80년대부터 중국 정부에 의한 조직적 도핑을 고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후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면서 자신을 도와 협력하던 장남이 투옥되기도 했고, 증거를 찾으려는 경찰에게 종종 가택 수사 등의 박해를 받아왔다. 그리고 올해 6월 주중독일대사관의 지원을 받아 그는 장남 부부와 함께 독일로 망명하는 데 성공했다.
쉐 씨는 "수십년간 기록한 근무일기 68권과 기타 증거도 출국 전 다른 경로를 통해서 독일에 무사히 보냈으며, 이들 증거는 조만간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중국 정부는 지금도 각 방면에서 입막음을 위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