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그랑죠(원제 마동왕 그랑조트)라는 제목으로 방영했던 선라이즈(제작사)의 판타지 로봇물입니다.
당시 발매됐던 슈퍼 그랑죠 완구(프라모델)는 현재 올드토이 마니아에게는 레어 아이템으로 통합니다. 수천 원 정도 하던 그랑죠(원제 그랑조트), 피닉스(윙자트), 포세이돈(아쿠아비트) 등 주역 마동왕 3기부터 악역기인 9마왕(사동신)이나 철갑전사(헬메탈)까지 발매된 모든 프라모델들이 페이스 모드(일명 대두 모드)라 불리는 거대 얼굴 형태의 모습에서 로봇 형태로의 ‘변신’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슈퍼 그랑죠 프라모델은 1980년대 제조 기술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퀄러티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랑죠의 프라모델은 당시 일본 다카라사의 마동왕 6종, 사동왕(와이버스트, 하비잔, 히드럼) 3종, 9마왕 9종, 철갑전사 2종까지 해서 총 20종이 나왔고 대형 크기인 DX 그랑죠, 와이버스트, 슈퍼 그랑죠가 발매됐습니다.
국내에서는 마동왕 6종, 사동왕 2종, 9사동신 2종, DX 그랑죠만 나왔는데요. 이후 올림퍼스에서 자체로 라이선스를 획득해 일본에서도 나오지 않은 하이퍼 그랑조트(OVA에 등장하는 로봇)를 발매하기도 합니다.
뜬금없이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꺼내든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 그랑죠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그랑죠를 보고 자란 세대가 구매력이 생기면서 수집에 참여했기 때문이죠.
수요는 적은데 물량은 한정돼 있으니 당연히 판매자의 힘이 강해집니다. 4만~5만원대의 슈퍼 그랑죠 미조립 키트가 20만원이 넘어가는 등 가격 폭등세가 나타났습니다. DX 그랑죠 미조립은 열풍이 불던 당시 100만원이 넘어가기도 했다네요..
그나마 가격이 진정된 것은 2006~2007년 사이에 중국에서 복각판이 나왔고 2010년대 들어 스고이와 메가하우스에서 액션 피규어(관절이 있어 포즈를 취하는 것이 가능한 피규어) 브랜드로 그랑죠를 내놨기 때문인데요.
메가하우스의 배리어블 액션 피규어 그랑죠 시리즈는 현재도 팔리고 있습니다. 쇼핑몰에서 10만~20만원대에 슈퍼 그랑죠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여전히 일부 프라모델의 프리미엄은 여전하다고 하네요.
그랑죠 같이 프리미엄이 붙은 올드 토이는 많은데요. 과거에는 수천 원에서 많아야 1만원 정도의 가격이던 장난감들의 가격이 현재는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옛날 장난감 등을 파는 사이트에 가보면 깜짝 놀라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혹시 모르지요. 지금도 어딘가 오래된 문방구 구석에 수배 이상의 가격에 팔릴 수 있는 장난감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잠들어 있을지도요.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