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가 주요 원유 조달처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입을 금지할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정유 생산량 감소와 휘발유 가격 급등 등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된다고 아랍에미레이트의 유력 영자신문 걸프뉴스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원유 수입 제한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왜냐하면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세 번째 중요 원유 조달처로 뉴저지에서 텍사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석유회사들은 베네수엘라 원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만 해도 2억7000만배럴이 넘는 100억달러(약 11조2800억원) 상당의 원유를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했다. 이것은 약 50억갤런(약 1892Kℓ)의 가솔린을 제조할 수 있는 양이다.
결국 트럼프 정권의 제재조치는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하는 쉐브론 등 미국 석유 대기업에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미국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미시시피 패스커굴라에 있는 쉐브론 정유는 원유의 43%를 베네수엘라에서 수입하고 있다.
타격을 받는 분야는 정유뿐만이 아니다. 휘발유 가격의 일시적 상승이 불가피해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때 휘발유 가격 상승에 대해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집요하게 공격했던 트럼프에게 이는 신중한 대응을 재촉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한편 베네수엘라 에르네스토 비예가스((Ernesto Villegas) 통신정보장관은 지난주 수요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미국의 원유 수입 제재는 우리나라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 유가가 미국과 유럽에서 상승하면 마두로 정권도 평안 무사할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물론 미국이 금수 조치를 단행할 경우 전략석유비축(SPR)에서 비축 석유를 방출해 석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회의론과 함께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트럼프 정권에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김길수 기자 g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