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가 올해 8.7%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7월 한 달만 따져도 3%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달러는 유로화 대비 10.4%, 영국 파운드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각각 6%, 5.5% 내렸다.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유럽과 일본 증시는 직격탄을 맞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범유럽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3.3% 하락했고 영국의 FTSE100 지수도 지난 5월 22일 이후 1.4%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주요 기업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3.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유럽과 일본 증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WSJ은 스위스 은행 전문가를 인용해 “유로화 가치가 10% 오를 때마다 기업 실적은 4~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달러 약세와 유로 강세는 유럽 기업들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외환시장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일본 증시다. WSJ은 “일본 시장은 내수보다 환율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만큼 일본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다른 국가보다 더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미국의 경제성장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서두르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달러 약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기에 IMF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확실시돼 안전자산인 엔화환율도 저점을 찍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약달러와 저물가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의문점이 커지고 있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