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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놓고 미·일 vs 중·러 4강 갈등 재점화-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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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 놓고 미·일 vs 중·러 4강 갈등 재점화-②

러시아, 美외교관 추방… 미국, 露기업 금융제재 맞불

미국 상·하원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사일 개발 등을 이유로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패키지 법안을 일괄 통과시키며 대러 제재를 강화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책임론’을 내세웠던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과 깊은 관계에 있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조만간 금융제재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상·하원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사일 개발 등을 이유로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패키지 법안을 일괄 통과시키며 대러 제재를 강화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미국은 ‘책임론’을 내세웠던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과 깊은 관계에 있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조만간 금융제재를 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로이터/뉴스1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이후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초강경 자세를 취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우방국 일본이 미국 입장에 서서 대북 제재 강화에 동의하며 ‘4강 갈등’을 넘어서 ‘신(新) 냉전시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특히 미국 상·하원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사태와 미사일 개발 등을 이유로 북한·이란·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패키지 법안을 일괄 통과시키며 대러 제재를 강화해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다.
◇ 트럼프-푸틴, 보복성 외교 맞불

미국은 ‘책임론’을 내세웠던 중국뿐만 아니라 북한과 깊은 관계에 있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도 서두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핵·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의 일환으로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러시아 기업과 관계자들에게 조만간 금융제재를 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미 의회의 러시아 제재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러시아 정부가 미국 외교관 퇴출을 명령하자 이번엔 미국이 북한과 불법 거래하는 러시아 기업을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양국이 보복성 외교에 나선 셈이다.

요미우리는 미 정부의 제재 대상은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러시아 무역회사와 해당 기업 관계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중-러 기업 제재를 동시에 발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대북 압박을 위해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본격화 방침을 밝혔다. 중국과 함께 러시아도 제재 대상에 넣어 북한의 ‘돈줄 끊기’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은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채택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중국과 함께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간 관계가 급랭 물살을 타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 주재 미 외교관과 기술직 직원 1000여명 중 755명에게 ‘러시아 활동 중단’을 명령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이 우리도 아무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말로 미 외교관 퇴출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미 국무부에 9월 1일까지 러시아 주재 외교관 수를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과 동일한 455명으로 맞춰줄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가 미국에 대한 초강수를 둔 것은 미국 의회에서 대러 추가 제재안을 통과시킨데 대한 보복 조치다.

AFP통신과 CNN 등 주요 외신은 “러시아의 미국 외교 관계자 퇴출은 미 의회가 통과시킨 러시아 제재 강화 법안에 맞서는 조치”라며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러시아 대사관 제재에 대항하는 조치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 러시아 편에 선 중국…4강 대립 고착

이와 관련 지난 1일 중국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미국의 문어발식 외교를 비난하며 러시아의 미국 외교관 추방조치를 옹호했다. 신문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끝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미국이 여전히 러시아를 ‘독재국가’로 치부하며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을 ‘다리를 셀 수 없는 문어’에 비유하면서 미국의 대외정책 생산과정이 복잡해 어느 다리를 잡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러시아까지 더해지며 4강의 대립구도는 고착화 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의 주도하는 추가 대북 제재 역시 난항이 예상되지만 미국이 중국에 대한 경제제재 방안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현실화할 경우 중국에는 상당한 압박 카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