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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신장섭 “삼성물산 합병, 반기업 정서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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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신장섭 “삼성물산 합병, 반기업 정서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해야”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반재벌 정서가 아닌 냉철한 이성으로 판단해야 한다.”

신장섭 싱가포르대 경제학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40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양사 합병건에 관해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반기업 정서에 의해 진행된다”며 “합리적인 증거 등이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있어 재판장의 판결에 도움이 되고자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본인을 ‘친기업 경제학자’로 평가했다. 아울러 ‘민족주의적 경제학자’라는 평판에도 동의했다. 국내 기업이 성장을 해야 신산업을 위한 추가투자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고용도 확대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신 교수는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반대의사를 피력한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을 ‘알박기 펀드’로 봤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7.12%를 보유한 엘리엇이 합병 발표로 15~20% 가량의 주식수익을 거뒀음에도 추가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분석이다.

신 교수는 “양사 합병은 삼성 측의 시너지 달성이라는 목적과 주주들이 이익을 얻는 ‘윈-윈 게임’이었다”며 “반면 엘리엇은 수익을 얻었음에도 삼성물산의 경영권에 개입하기 위한 ‘윈-루즈’게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엘리엇을 ‘행동주의 헤지펀드’로 봤다. 과거 미국에선 이같은 펀드들이 기업을 뒤흔들어 투자나 고용 등에서 큰 손해가 발생해 중산층이 무너진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의 반대로 양사합병이 무산됐다면 한국경제·사회에 마이너스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신장섭 교수는 친재벌 경제학자”라며 “그의 진술은 편향적 견해도 많다”며 증언가치가 없다고 밝혔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증언을 통해 양사 합병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주주들의 가치를 위한 것임이 입증됐다”며 “삼성이 불공정 합병비율을 끌어내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것은 유가증권시장의 작동원리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일방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