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의선 부회장의 마음이 요즘 편하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소형 SUV ‘코나’를 론칭할 때 정 부회장은 웃음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언뜻 보면 피곤해 보일 정도였다. 새로운 차가 나온 자리인 만큼 여유 있는 표정을 보일 수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지난 4월 말 정의선 부회장은 사드문제로 발생하고 있는 중국의 판매 급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중국을 찾아가 해결을 모색했다. 하지만 실적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사드를 배치하기 전에 비해 배치 후 중국에서의 판매는 ‘반토막’ 났다.
올해 1월만 해도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모두 11만대 이상의 차를 팔았다. 그런데 사드가 한국에 배치된 3월부터 판매량이 급감하더니 4월 들어서는 월 5만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량은 약 43만대로 지난해보다 47%나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현대차 본사에서 중국 판매를 직접 관리한다고 하지만 정치적으로 사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올해 중국에서의 장사는 엄청난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답을 찾는다면 내수 판매가 늘어야 한다. 하지만 내수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상반기 국내 판매도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2% 가까이 하락했다. 그나마 그랜저 신차 효과로 버티고 있지만 국내 판매 신장에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그것도 중국에서 판매가 이끌어 줘야는데 이 같은 상황이 현재로선 요원하다.
사정이 이렇지만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코앞이다. 이 또한 정의선 부회장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삼중고의 문제로 정의선 부회장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론 본인이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해외에서 문제가 있다면 내부에서라도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차 판매가 해외에서 어려울 때 내수 판매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신뢰회복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늘 하는 얘기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
정의선 부회장이 진정성 있는 소통을 어떻게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 소통이 바탕이 된다면 해외에서 몰려오고 있는 험한 파고는 충분히 극복해 낼 것으로 자신한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