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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지연”…제주공항 여객기 8대 중 1대 지각 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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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핏하면 지연”…제주공항 여객기 8대 중 1대 지각 운항

상반기 국내 공항중 지연율 최고…‘항공기 연결접속’과 ‘슬롯’ 포화 탓

[글로벌이코노믹 길소연 기자]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동안 제주공항 내 지연(30분 초과) 운항 횟수는 1만893건으로 전체 13%를 차지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공항공사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동안 제주공항 내 지연(30분 초과) 운항 횟수는 1만893건으로 전체 13%를 차지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지각 운항’. 제주공항을 놓고 하는 말이다. 제주공항은 올해 상반기 동안 지연(30분 초과) 운항 횟수가 1만893건에 달해 13%를 차지했다. 운항 여객기 8대 중 1대가 지각 운항한 셈이다.
7일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동안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한 국내 14개 공항에서 정기 운항편수는 총 37만857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제주공항을 이용한 운항편수는 8만1763건(도착 4만863건, 출발 4만900건)이다. 제주공항의 운항률은 전체 22%로, 인천공항에 이어 가장 높은 운항률을 기록했다.

제주공항의 이용객 수가 해마다 증가 추세로 올해 상반기 제주공항을 찾은 이용자는 1433만 명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증가했다.

하지만 제주공항의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이미 포화인데다 일부 항공사의 무리한 운항에 따른 연결 접속으로 연속 지연이 발생, 이용객이 불편을 겪고 있다.

항공 수요가 폭등하는 본격 휴가철에는 항공기 지연 운항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슬롯' 포화에 '항공기 연결 접속'으로 항공기 연속 지연


올해 상반기 동안 제주공항 내 지연(30분 초과) 운항 횟수는 1만893건으로 전체 13%를 차지했다. 운항 여객기 8대 중 1대는 지각을 한 셈이다.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연 원인으로 A/C 접속(항공기 연결)이 1만395건으로 가장 많았고, A/C 정비가 107건으로 뒤를 이었다. 제주도 기상여건에 따른 지연보다 항공기 연결과 정비문제로 인한 지연이 전체 96.4%를 차지했다.

A/C 접속(항공기 연결) 지연은 항공기가 예정 시간보다 늦게 도착해 다음 출발 시각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통상 특정 항공기로 여러 편을 운항할 때 다른 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으면 다음 비행에 영향을 끼쳐 접속 지연을 발생시킨다.

같은 기간 제주공항 결항 횟수는 278편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기상 여건에 따른 결항이 15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항공기 연결(72건)과 정비(35건) 건이 뒤를 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비정상(지연·결항) 운항은 정비, 스케줄 편성, 기재, 기상 등 종합적인 요소가 뒷받침돼야 해결되는 문제”라며 “늘어난 항공수요에 맞게 기재 증편만 한다고 해서 운항 지연이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공사는 한계”

국제공항협회(ACI)와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공항을 찾은 항공 여객 수요는 약 2970만명에 달한다. 2015년 2623만 명 보다 347만 명 초과한 수치로, 해마다 항공수요는 늘고 있다.

반면 시간당 이·착륙이 가능한 횟수인 '슬롯'(SLOT)은 여전히 최대 37회(연간 12만2000회)로 제한적이다. 여기에 공항 시스템 역시 그대로라 운항 지연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공항 관계자는 “항공기 지연을 막는다는 건 스케줄대로 운영한다는 건데,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항 현장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여객터미널, 활주로 등 인프라를 늘리지 않고 현재 시설과 기술적인 면으로 운항하면 달라질 게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장 제주공항의 슬롯부터 증대하고 또 발권기, 보안 검색대 등 다른 시스템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도 "제주공항의 비정상(지연·결항) 운항은 공항의 슬롯 포화로 인해 지연율이 늘어난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주공항 관계자와 한국공항공사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제주국제공항 시설 확충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항공사 측에 따르면 제주공항의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대응하고, 지연 등 비정상 운항 문제를 해결하고자 제2 제주공항 건설과 함께 제주공항의 인프라 확충 공사를 진행중이다. 인프라 확충 공사로는 터미널 증축, 여객 및 화물시설 등 리모델링, 합동청사 증축 등이다.

공사가 완료되면 공항 여객처리 능력은 지금보다 늘어나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증가된 항공수요를 충족시킬 부대시설도 확충한다. 체크인 및 발권시설이 126개에서 155개로 증가하고, 보안검색대는 국내선 5개, 국제선 3개, 국내 수화물 2개, 직원통로 2개 등 모두 12개로 늘어난다.

특히 여권 심사대가 종전 24개에서 자동출국심사 등 37개로 대폭 늘어난다. 종전 3개였던 국제선 브리지(비행기 탑승 시 게이트와 비행기를 연결하는 통로)는 5개로 확대돼 국제선 승객의 편의가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현재 항공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제주공항의 지연 운항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오는 2018년까지 인프라 확충 1단계 사업인 제주공항터미널 증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활주로와 연결되는 슬롯을 증대하고 그 외 운영상 필요한 시설증대와 효율화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한 제2 제주공항도 추진 중"이라며 "그 전까지는 1·2단계에서 인프라 확충을 통해 공항 용량을 최대한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길소연 기자 k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