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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안종범 수첩에 대한 세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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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안종범 수첩에 대한 세 가지 시선

증거 채택여부에 따른 재판의 향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안종범 수첩.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지난 2014년 6월14일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작성한 63권의 수첩이다.

수첩에는 안 전 수석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시 받은 내용이 단어 등으로 기술돼 있다. 재판부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삼성 측 변호인단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고 있다.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35차 공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재판에는 안 전 수석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특검은 안종범 수첩이 청와대와 삼성의 ‘관계’를 입증할만한 핵심증거로 봤다. 수첩에 기재돼 있는 ▲순환출자 해소 ▲엘리엇 등의 단어가 의혹을 입증할만한 증거로 해석했다.

특검은 안 전 수석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키맨’이기 때문에 수첩의 진위여부가 재판의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입장이다.

반면 삼성 측의 해석은 다르다. 안종범 수첩에는 박 전 대통령의 전언(傳言)이 단어 형식으로 적혀 있다. 또한 특검이 강조하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 상황에 관한 내용도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다. 독대 현장에 안 전 수석이 배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안종범 수첩의 증거 채택여부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안종범 수첩을 증거로 채택할지 여부를 증인신문이 종료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재용 부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스모킹건’으로 안종범 수첩을 제시했다. 일각에선 안종범 수첩에 대한 재판부의 증거 채택여부가 이 재판의 향배를 가르는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첩이 증거로 채택될 경우 재판은 특검에 다소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다. 반면 재판부가 ‘참고자료’로만 수첩을 해석한다면 삼성 측은 공판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