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용 재판 하프타임➀] 윤곽 드러나는 승마지원, 외압 의해 목적성 ‘변질’

공유
2

[이재용 재판 하프타임➀] 윤곽 드러나는 승마지원, 외압 의해 목적성 ‘변질’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하프타임. 운동경기의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갖는 휴식시간을 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도 하프타임을 맞았다.

지난 4월 7일 시작된 이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30일 기준으로 총 34회 진행됐다. 1심 판결이 오는 8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주 3~4회 진행되는 재판은 1심 판결까지 총 60차 공판이 소요될 것이 보여 이 부회장의 재판은 반환점을 돌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청와대와 삼성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간 오간 청탁 내용이 ▲승마 ▲동계스포츠재단 ▲미르·K스포츠재단 등 3개로 봤다. 이 3가지 의혹에 관해 하나씩 짚어보려 한다.

[이재용 재판 하프타임➀] 윤곽 드러나는 승마지원, 외압 의해 목적성 ‘변질’
[이재용 재판 하프타임➁] 동계스포츠재단 후원, 이재용은 몰랐다
[이재용 재판 하프타임➂] “미르·K스포츠재단 지원, 전통적이고 관행적인 후원활동”

삼성 재판의 시작은 ‘승마지원’이다. 승마지원은 지난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진행됐다. 특검은 승마지원의 ‘목적성’이 입증되면 경영권 승계 의혹 등 모든 의혹의 실타래가 풀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삼성과 최순실을 연결하는 핵심고리가 정유라의 승마 지원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 측은 승마 지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혜를 바라고 지원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승마 지원의 시작은 당초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승마계 전체를 지원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지만 최순실의 개입으로 정유라 개인에 대한 지원으로 변질됐다는 것이 삼성의 입장이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삼성 승마지원 의혹의 ‘키맨’으로 꼽힌다. 박 전 전무는 최순실과 삼성 사이를 오가며 승마지원 협상을 이어간 주요인물이다. 그는 국내외 승마계에 인맥이 넓어 정유라를 예전부터 챙기며 최순실과 돈독한 친분이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전무는 지난달 31일 열린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의 진술은 삼성이 정유라만 지원한 것이 아니라는 삼성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그는 삼성이 승마계 전체를 지원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순실의 방해로 당초 목적성이 변질됐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은 정유라 외에도 다른 선수들에게도 마필과 훈련 등을 지원하려 했다”며 “하지만 삼성이 다른 선수를 뽑으려 하자 최순실이 ‘그건 안 된다, 이렇게 뽑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재판과정에서 특검과 삼성이 극명하게 대립한 부분은 지원된 말의 소유권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측에 말을 지원하면서 소유권까지 넘겼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원’이 아닌 ‘뇌물’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특검의 ‘뇌물’ 논리는 지난 20일 진행된 30차 공판에서 무너졌다. 이날 삼성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삼성이 최순실 측에 말과 차량을 사줬다는 특검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서면을 제출했다.

삼성이 최순실 측에 지원한 말은 ▲라우싱 ▲비타나V ▲살시도 등 3마리다. 이 중 라우싱은 지난 19일 검역절차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변호인단은 라우싱이 국내로 돌아온 것은 삼성전자가 독일의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드’와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말 소유권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계약해제 합의는 이미 지난달 이뤄졌지만 검역절차에 시간이 소요돼 국내 반입이 다소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삼성이 매매계약을 해제해 말 소유권을 되돌려 받았다는 사실은 특검의 주장이 옳지 않다고 주장하는 명백한 증거”라며 “삼성이 말 소유권까지 최순실에게 넘겼다면 말을 돌려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