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人] "한국의 AI,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글로벌이코노믹 유병철 기자] "원천기술만 비교하면 다소 부족하지만, 응용기술이라는 측면에서는 글로벌 업체에 절대 뒤처지지 않습니다."

지난 해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을 불러왔다. 태풍의 시발점인 구글은 물론이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이 다수의 AI 스타트업을 인수해 기술력을 키우고 있으며 AI스타트업계에서도 기업 가치가 1조원을 넘는 유니콘들이 출연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AI 시장에서 후발주자다. 한국정보화지능원에 따르면 글로벌 선진 업체와 비교하면 한국의 AI 기술 격차는 2.4년이다. 해외 기업들 또한 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음을 감안하면 쉽사리 따라잡기 힘든 수준이다.

한국은 멀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글로벌 AI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국내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퇴직한 유태준 대표이사가 지난 2014년 설립한 마인즈랩이다.

유 대표는 한국의 기술력은 분야에 따라 다르기는 하나 결코 뒤처져 있다고만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천기술로만 비교했을 때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기술을 따라잡는 속도도 굉장히 빠릅니다. ETRI의 경우 음성인식(STT, Speech to Text) 등의 분야에서는 이미 글로벌 업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음성인식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설립한 마인즈랩은 원천기술을 응용한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 못지않게 다양한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인 '마음에이아이(maum.ai)'를 통해 다양한 사업으로 뻗어나가면서 기업의 생산성 향상에 목표를 두고 있다.
마인즈랩은 올해가 3년차인 초기 기업이지만 연매출이 10배씩 성장하고 있다. 이미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 캐나다 밴쿠버 등에 오피스를 두고 글로벌 시장 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기도 하다.


마인즈랩이 타깃으로 잡은 분야는 고객센터와 콜센터 등 VOC(Voice of Customer)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 마인즈랩의 시스템을 이용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경우 서버 4대에서 하루 2만5000여 건의 콜센터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마인즈랩의 특징은 단순히 특정 분야에 맞게 마련된 AI 시스템이 아니라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회사가 만들고 있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수십 개의 엔진이 결합된 인공지능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원하는 그 어떤 방향으로든 구현이 가능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AI 비서나 AI 상담 봇 서비스는 물론 통·번역, 마케팅, 교육, 회계, 법률 서비스 등 전문적인 서비스 영역으로도 뻗어 나갈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스피커, 드론, 로봇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구현할 수 있다.

"마인즈랩의 비전은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창업 3년차를 맞은 유 대표의 목표는 유니콘 기업이다. 국내에는 아직 기업가치가 조단위인 AI 스타트업이 없다. 한국 AI스타트업으로서 최초로 진입하고 싶다는 게 이 대표의 꿈이다.

단순히 투자를 받거나, 회사의 규모만 급격히 늘리겠다는 게 아니다. 기존의 가치를 잠식하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유니콘이 되겠다는 것.

"필드에서 보면 한국의 AI는 굉장한 잠재력을 지닌 분야입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AI 시장의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만들어 산업을 형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사막 위에서 혼자 살아남을 수는 없으니까요."


유병철 기자 ybstee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