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최근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0%가 연말연시 나를 위해 100만원 이상의 선물을 하겠다는 응답이 나왔다. 1년 동안 위시리스트에 담아놓았던 명품 지갑, 가방, 옷, 신발, 시계를 구입해 자기 만족은 물론 자신을 격려하겠다는 신문화가 퍼지고 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명품(名品)’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명품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는 12월이다. 여성은 지갑과 가방, 남성은 신발과 넥타이, 지갑을 가장 많이 구입하기 때문이다. 명품 매출 신장이 유통업계에는 효자인 셈이다.
실제로 백화점의 명품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2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해외 명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지난 2014년 10.4%, 2015년 11.1%, 2016년 13.3%, 2017년 13.5%로 매년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롯데백화점도 2014년 10%, 2015년 18.1%, 2016년 13.8%의 신장률을 보였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명품 매출이 급격히 늘어 올해 매출신장률이 28.2%까지 치솟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명품 매출 주 고객은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하지만 사드보복으로 중국의 경제 제재가 시작되면서 발길이 끊긴 중국 관광객들을 대신해 국내 20·30대가 새로운 백화점 주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명품 고객 중 20대 고객은 전년 대비 74%, 30대 고객은 18.1%가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 자신을 더 꾸미려는 ‘립스틱 효과’와 함께 젊은 고객의 소비 트렌드가 저렴한 상품을 다량으로 구매하는 방식에서 고가의 상품을 하나만 구매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로 변화하면서 명품 구매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에는 30대 말~40대 초 고객이 명품의 주 고객층이었다면 최근에는 20대부터 다양한 연령층이 명품에 많은 관심을 두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헌수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과시하려는 심리가 명품을 구매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 사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경기에 상관없이 앞으로도 명품 구입 고객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지명 기자 yol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