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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원전으로 가는 길②] 고리 1호기 폐로 코 앞, 해체 비용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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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脫)원전으로 가는 길②] 고리 1호기 폐로 코 앞, 해체 비용 어떻게?

고리 1호기가 오는 18일 가동이 중단된다. 설계 수명이 30년인 고리 1호기는 앞서 10년 수명을 연장한 바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고리 1호기가 오는 18일 가동이 중단된다. 설계 수명이 30년인 고리 1호기는 앞서 10년 수명을 연장한 바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고리 1호기가 이달 처음으로 문을 닫는다. 2020년대에는 11개의 원전이 동시에 수명이 종료된다.

문재인 정부가 탈 원전 정책에 시동을 걸면서 페로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폐로 비용의 적절성과 비용 마련을 두고 논란이 많다. 폐로 비용을 발전소별 특성을 고려해 면밀히 계산하고 현금 적립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용량·노형 별 해체 비용 달라


자료 : 한수원이미지 확대보기
자료 : 한수원

14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업계에 따르면 고리 1호기가 오는 18일 가동이 중단된다. 설계 수명이 30년인 고리 1호기는 앞서 10년 수명을 연장한 바 있다. 이후 2020년이면 고리 2·3·4호기를 비롯해 11기가 수명이 종료된다.

현재 호기 당 해체 비용은 6033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3년 한 차례 인상을 거친 비용이다. 당시 중저준위 핵폐기물 처분단가의 인상과 물가상승분을 반영해 2009년 기준 3251억원이었던 비용이 6033억원으로 재산정됐다.

이에 대해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원전의 용량과 노형 등에 따라 실제 폐로 비용은 각기 다를 수 있다며 원전 별로 들어가는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비용량만 보더라도 고리1호기(587MWe)와 최근 건설된 신고리 3호기(1000MWe)의 용량은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원자로형도 가압경수로(PWR)과 가압중수로(PHWR)로 종류가 다르다. OECD가 2003년 14개국 97개 핵발전 원전의 철거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가압경수로의 평균 해체비용은 kWe 당 320달러인 반면 가압중수로는 kWe 당 360달러였다.
한수원 관계자는 “미국을 비롯해 원전 해체 경험이 있는 해외 사례 등을 통해 대략 6033억원을 산정했다”며 “이 비용을 우선 확보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5년 새 충당부채 1조원 증가


폐로 비용을 충당금 형태로 적립한 점에 대한 논란도 있다. 현행법은 원자력발전사업자가 ‘대통령령’에 정하는 바에 따라 해체 비용을 충당금 형태로 매년 적립하도록 돼 있다.

법령에 따라 한수원은 그간 해체비용을 충당금 형태로 적립해왔다. 충당금이 부채로 회계처리 돼 한수원이 필요할 때 즉시 돈을 지불할 수 있겠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자 한 호기에 대해서만 해체비용을 현금으로 적립해 놓은 상태이다.

안재훈 환경운동연합 탈핵실장은 “지금 사용할 수 있는 돈이냐 혹은 미래에 쓸 수 있는 돈이냐는 큰 차이가 있다”며 “폐로는 지출이 크므로 비용 확보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폐로에 수십년이 걸리는 만큼 돈은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충당부채가 늘어나면서 지금부터라도 폐로 비용을 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수원의 충당부채는 올해 1분기 기준 13조332억원이다. 2013년 1분기(11조9721억원)에 비해 약 1조 까이 증가했다. 핵발전소들이 2020년대에 집중적으로 수명이 만료되면 한수원은 재무구조에 타격을 입을 수 받게 없다.

안 팀장은 “여러 호기가 동시에 폐쇄될 때 재정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미리 현금 확보를 해 비용 확보에 속도 조절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