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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재용 독대시 오간 얘기는?… 특검 “청탁” vs 삼성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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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이재용 독대시 오간 얘기는?… 특검 “청탁” vs 삼성 “강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18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 18일 구속 후 첫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했다.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공판이 시작된 지 2개월 지났다. 이 기간 재판은 총 24회 진행됐으며, 지난 10차 공판부터 진행된 증인신문에 출석한 인물은 23명에 달한다.

각 공판에서 증인신문이 종료되면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측 변호인단은 종합의견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항상 등장하는 내용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과거 독대시 나눈 대화의 내용이다.
특검은 삼성이 승마와 동계스포츠재단 등을 지원한 것을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를 보다 유리하게 하기 위한 청탁의 대가로 판단한다. 아울러 해당 청탁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자리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봤다.

특검은 독대시 오간 대화를 입증할 증거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업무수첩과 진술, ‘대통령 말씀자료’를 제시한다. 지난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두번째 독대 이후 안 전 수석은 수첩에 ‘삼성 엘리엇 대책’이라고 적었다.

특검은 2차 독대 전 준비된 ‘대통령 말씀자료’에 ▲삼성의 경영권 승계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란다 ▲삼성도 문화재단 후원에 적극 참여해달라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이재용 부회장이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삼성 측은 독대 자리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을 제외한 배석자가 없었고 녹취록 등이 남아 있지 않아 어떠한 대화가 오갔는지 입증하기 어렵다고 반박한다. 특히 ‘대통령 말씀자료’가 신빙성이 없다고 강조한다.

이 주장은 지난 1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증언을 통해 증명됐다.

정 전 비서관은 “일반적인 말씀자료는 그대로 읽어도 문제가 없도록 구성돼 있다”며 “이 부회장과의 독대 전 작성된 말씀자료는 기존 것과는 달랐다. 단순한 참고자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줄곧 삼성이 청와대의 강요를 받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청와대에 모종의 대가를 바라고 청탁을 한 것이 아닌 강요에 의한 ‘피해자’라는 것. 이 부회장도 독대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의 ‘레이저빔’과 같은 눈빛과 함께 승마 지원 등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재판의 향배는 양측이 독대에서 나눈 대화내용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 있다.

특검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가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할 내용에 따라 재판의 추가 변화될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늦어도 다음달까지 이 부회장의 재판에 출석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