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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재판부 “특검, 청와대가 공정위에 개입했다는 전제로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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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재판부 “특검, 청와대가 공정위에 개입했다는 전제로 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22차 공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유호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의 22차 공판이 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됐다. 사진=유호승 기자
[글로벌이코노믹 유호승 기자] “특검은 청와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개입했다는 전제를 가지고 증인을 신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 김진동 부장판사의 말이다. 그는 1일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2차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렀다. 최 전 비서관은 재판에서 공정위가 통합 삼성물산의 처분주식 규모를 결정할 당시의 과정에 대해 증언했다.

특검은 공정위가 처분주식 규모를 1000만주에서 900만주, 500만주로 최종결정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500만주로 규모를 줄이고자 했던 의중이 있었고, 이를 최 전 비서관이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에게 전달했다는 것.

또한 안 전 수석이 정재찬 공정위원장에게 ‘최종결정’을 빨리 해달라는 부탁도 최 전 비서관을 통해 전해졌다고 봤다. 결국 통합 삼성물산의 처분주식 규모 변경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특검에 주의를 줬다. 특검이 청와대가 공정위 결정에 개입했다는 전제 하에 증인에게 질문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 김진동 부장판사는 이러한 특검의 질문은 ‘의견’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 측 변호인단은 ‘청와대의 공정위 개입’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처분주식 500만주 결정은 김학현 전 부위원장의 소신대로 산출된 수치로 청와대의 개입이 전혀 없었다는 것.

삼성 측은 “증인이 김 전 부위원장과 통화한 것은 공정위가 처분주식 규모 결정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자문을 구한 것에 불과하다”며 “500만주 처분은 공정위의 자발적인 결정이며 청와대의 압박이 없었음이 증언을 통해 입증됐다. 또한 삼성이 청와대에 청탁해 주식규모를 변경했다는 특검의 주장도 성립할 수 없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2일 열리는 23차 공판에는 정재찬 공정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그는 삼성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처분주식 규모를 최종결정한 인물이다.

유호승 기자 yh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