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주행허가 받았다...성패의 열쇠는?

공유
0

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주행허가 받았다...성패의 열쇠는?

자체개발 딥러닝 AI 기반…강력한 HW기술과 시너지 주목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시 팔리월 하만 CEO가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락 호텔에 마련된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용 사용자 경험을 구현한 오아시스 컨셉트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손영권 삼성전자 사장(왼쪽)과 디네시 팔리월 하만 CEO가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하드락 호텔에 마련된 하만 전시장에서 자율주행용 사용자 경험을 구현한 오아시스 컨셉트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삼성전자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개발한 딥러닝 인공지능(AI) 시스템 기반의 자율주행차로 실제 도로를 달리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일 삼성전자가 신청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임시운행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행보는 구글·애플·바이두 같은 세계적인 전자·IT기업들은 물론 자동차업체까지 가세해 자율주행차 개발 및 이에 기반한 미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자동차는 현대자동차 그랜저를 개조한 것으로 레이더반사광 거리측정 기기인 라이다(LIDAR), 레이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개발한 인공지능(AI) 딥 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스스로 도로 환경과 장애물을 인식하고 심층학습을 통해 추론하는 테스트를 시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자율주행자동차를 활용하여 악천후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인공지능·딥 러닝이 결합된 차세대 센서와 컴퓨터 모듈 등 지능형 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 분야 진출 움직임은 구글이나 애플 등 미래 자율주행차 연구에 먼저 진출한 해외 IT업체들과 비교해서도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결국 향후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 연구 프로젝트의 성패는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AI 부문의 연구 성과가 삼성의 강점인 하드웨어(HW) 분야와 얼마나 시너지 있게 연계되느냐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자율주행차 개발 사업은 2015년 12월 조직개편 때 ‘전장(電裝)사업팀’ 신설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연매출 70억달러(약 8조원) 규모인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Harman)을 9조여 원에 인수한다고 깜짝 발표를 한 후 올해 2월 인수·합병(M&A)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비밀리에 진행중인 인공지능(AI)프로젝트와 함께 결합하면서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와 관련한 주요 자동차 관련 사업 진출 채비를 마무리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이런 움직임은 또한 네이버자회사 네이버랩스가 이미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실제 도로 주행 테스트를 하면서 미래 먹거리 비즈니스에 대한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과도 대비된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5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면서 자동차사업에 진출했다가 5년 만인 2000년 이를 르노자동차에 매각하고 철수한 전례가 있다. 그동안 삼성은 자동차사업 재진출설이 나올 때마다 이를 완강히 부인해 왔다.

삼성전자가 직접 자동차사업에 뛰어들지는 불투명하다. 하지만 자동차산업이 전기자동차 분야로 이행되고 있고 삼성전자가 그 핵심인 전장 부문을 미래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육성 중인 상황이다. 그런 만큼 정부의 삼성전자 자율주행차 시험운행 테스트 허가 소식은 삼성의 이 사업 분야 본격 진출의 신호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독일 아우디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에 대한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허가는 지난해 2월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19번째, 올해 들어 8번째라고 밝혔다. 전자업계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 최초로 자율주행차 운행허가를 받은 회사는 지난해 3궣 현대자동차다. 이어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교통안전공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네이버랩스, 만도 등이 차례로 허가를 받았다. 현재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연구에는 자동차 업계, 각 대학 자동차학과는 물론 정보통신(IT)·전자업계 등이 참여하며 개발주체가 다변화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관계자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자동차·인공지능·정보통신 등 첨단 기술의 복합체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요구된다”며 “국토교통부가 중심이 되어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여러 업체와 대학 간 연계·협력을 유도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지속 수렴해 제도를 개선하고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임시운행 허가 관련 규정을 개정해 운전대와 페달 등이 없는 다양한 자율주행자동차의 운행이 가능하도록 하고 의무 탑승 인원도 2명에서 1명으로 줄이는 등 규제완화를 통해 자율자동차 부문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실제 도로 환경을 구현하여 안전하게 반복 실험이 가능한 자율주행자동차 실험도시 ‘케이-시티(K-City)’도 차질 없이 구축 중이다. 올해 하반기 중 고속주행로를 우선 개방할 계획이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