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 박 회장이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상표권 사용을 허락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은 ‘금호’라는 상표권을 사용하는 대신 금호산업에 전체 매출액의 약 0.2%가량을 상표권료로 지급하고 있다.
특히 상표권 사용 협상은 금호산업과 더블스타가 진행하게 된다. 산은은 그동안 매각 협상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상표권 협상에서는 직접적인 참여가 불가능해 영향력이 크게 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산은이 제시한 이른바 ‘5+15’라는 조건으로 입찰에 참여해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하면 입찰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5+15는 금호의 상표권을 5년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이후 15년은 더블스타가 상표권 계약을 해지하고 싶을 때 해지할 수 있다는 조건이다.
무엇보다 상표권 협상은 산은과 더블스타가 본 계약 체결에 앞서 진행해야 하는 선행조건으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본 계약 자체를 진행할 수 없다.
산은이 금호타이어 매각이 불발할 경우 올 6월 만기가 다가오는 차입금 1조2000억원을 곧 바로 회수하겠다고 금호아시아나에 으름장을 놓은 것도 박 회장이 상표권을 반전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더블스타가 먼저 상표권의 구체적인 내용을 가지고 협의해야 하지만,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더블스타와 협의를 진행했다”며 “산은이나 더블스타에서 공식적인 내용이 전달되면 합리적인 조건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원기 기자 000wonk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