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제동장치만 장착해도 사고 25% 줄일 수 있어

[글로벌이코노믹 김진환 기자] 자동긴급제동장치(AEBS, Advanced Emergency Braking System) 장착 시 자동차 추돌사고 발생건수를 약 25%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9일 발표한 ‘자동긴급제동장치 사고예방 효과 분석결과’에 따르면 따르면 2006년부터 2015년까지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교통사고 발생(22만1000여건) 중 승용차 사고가 67%(14만8000여건)를 차지했고, 이중 전면부 사고는 34.8%(7만7000여건)에 달했다.
연평균 교통사고 사망자수 5480명 중 승용차 사고 사망자는 49.5%(2710명)로 이중 승용차 앞부분으로 보행자 및 다른 차량을 충돌하는 '전면부 충돌사고'가 36.6%(2006명)를 차지했다.

이 경우 부상자수를 살펴보면 연평균 11만3000여명으로 전체 사고 부상자의 34.2%를 차지했다. 사망사고와 달리 부상사고는 경찰에 신고하는 비율이 약 22%로 낮은 점을 고려 보험개발원 통계의 부상자수를 감안하면 연평균 약 52만명이 승용차 전면부 사고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AEBS 장착의 경우 부상자 수가 감소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최근 5년간 삼성화재에 가입한 동일 차종 총 6만3829대에서 AEBS 장착된 차(1만1478대)와 장착되지 않은 차(5만2351대)간 사고발생률 및 부상자의 상해심도, 차량의 파손심도를 분석한 결과 1000건당 발생건수는 미장착 시 44.8건 대비 장착 시 33.5건으로 장착 차량이 25.2%(11.3건) 적게 발생했다.

부상자 수를 보면 AEBS장착 차량에서 429명, 미장착 차량에서 2763명이 발생했다. 사고 1000건당 부상자수는 미장착 시 421.6명 대비 장착 시 314.1명으로 장착 차량이 25.5%(107.5명)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AEBS 장착 시 사고로 인한 차량 파손도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해차량의 평균 파손 심도를 사진 판독 비교한 결과, 1/5이하(심도1: 앞범퍼 커버, 전조등 파손)의 경미 파손은 장착 시 94%, 미장착 시 83%으로 AEBS를 장착한 차량이 10%P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9일부터 신규 출시되는 대형 승합차, 대형 화물차 및 특수차에 AEBS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승용차를 제외한 모든 승합차와 3.5톤 초과 화물차에도 AEBS 장착이 의무화 된다.
미국 교통부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20개 주요 국가 자동차 제작사와 2022년까지 3.8t 이하 승용·승합차·화물차에 AEBS를 기본 장착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어 2025년까지 3.8t~4.5t 이하 승합차·화물차까지 확대된다.

박원필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재 국내의 경우 기본 평가항목인 충돌안전성만 충족하면 '차량안전도 평가' 1등급을 받을 수 있는데, 유럽의 Euro NCAP 및 미국 IIHS Test의 경우 최고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첨단안전장치 장착이 필수 사항이다”며 “국내도 이와 같은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하고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는 만큼 실수로 인한 사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승용차까지 AEBS 장착 의무화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환 기자 gba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