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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4월 1일 ‘도시바 메모리’ 출범…SK하이닉스 인수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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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4월 1일 ‘도시바 메모리’ 출범…SK하이닉스 인수 가능성 낮아

도쿄 증권거래소 2부 강등 전망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일본 도시바(東芝)가 반도체 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당초 20% 미만으로 제한했던 매각 규모도 50% 이상으로 늘어나 경영권까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바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핵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오는 4월 1일자로 분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경영 정상화에 필요한 1조 엔(약 10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월까지는 매각 대상을 좁혀 협상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아사히신문과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은 “자금 조달에 허덕이는 도시바가 주식의 절반 이상을 매각한다”며 연내에 모든 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 회사명은 ‘도시바 메모리’로 정해졌으며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시을 거점으로 스마트폰용 등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생산하게 된다.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에는 현재 웨스턴디지털(WD)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와 대만 반도체회사 TSMC 등이 이름을 올렸다.

처음부터 관심을 보여 온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 SK하이닉스 등도 인수 의사를 적극 밝혔지만 현지 언론들은 미국 업체의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DRAM’는 물론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고 싶어 하는데다 일본 정부가 한국이나 중국에 반도체 기술을 넘기기 싫어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현재 삼성은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약 40%에 달해 1위이며 그 뒤를 도시바(20%)와 WD(15%), SK하이닉스(13%)가 뒤쫓고 있다.

결국 삼성의 시장지배적 지위에 불만을 갖고 있는 일본이 도시바 매각대상으로 WD 등 해외 기업을 선택할 경우 세계 반도체 시장 지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국 원전 사업에서 7125억 엔의 손실이 발생한 도시바의 작년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1912억 엔이다. 결산발표가 나는 3월 말 시점에서는 총 1500억 엔의 마이너스가 예상된다.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자본잠식 상태가 확실시되면서 도쿄 증권거래소는 도시바 주식을 제1부에서 제2부로 강등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