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LED빛만으로도 고해상도 홀로그램 구현...ETRI, 상전이 물질 사용

공유
0

LED빛만으로도 고해상도 홀로그램 구현...ETRI, 상전이 물질 사용

1㎛ 픽셀에 3cmx3cm 영상...차세대 광변조장치 개발 길터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상전이(相轉移) 물질을 이용, 해상도를 높임으로써 보통의 발광소자(LED)빛 만으로도 홀로그램 영상을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 개발에 성공했다. 실제로 개발한 시제품에 스마트폰의 손전등(LED)을 비추자 체크무늬 바탕에‘나노(NANO)’라는 녹색 글씨가 홀로그램 영상으로 떴다. 박막두께를 조절해 파장이 긴 것만 골라 반사시키면 빨강색도 만들 수 있게 된다. 물론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LED를 이용해 홀로그램 영상을 띄운 모습. 사진=ETRI    이미지 확대보기
LED를 이용해 홀로그램 영상을 띄운 모습. 사진=ETRI

이로써 ETRI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위한 공간 광 변조 장치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화두이자 걸림돌 중 하나인 1마이크로미터(㎛)이하의 초소형 픽셀 구현이 가능함을 밝히게 됐다.
ETRI연구진은 상전이 물질을 이용해 1마이크로미터(㎛) 픽셀에 가로 세로 3cm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하는데 성공했으며, 이 내용이 지난 달 24일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고 2일 밝혔다. 상전이 물질이란 온도, 압력 같은 조건이 변하면 어떤 모습에서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물질이다.

연구에 사용된 상전이 물질은 최근 재조명받고 있는 칼코게나이드계 화합물인‘게르마늄 안티몬 텔룰라이드’(Ge2Sb2Te5, GST)이다. 이 물질은 그동안 DVD나 상전이 메모리 소자(PRAM) 등에 응용된 바 있다.

기존 홀로그램 영상 표시에는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조기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이 방식은 액정에 전압을 걸어 빛의 위상, 편광을 효과적으로 변경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어 내는 원리다. 하지만 액정 소자는 홀로그램 영상의 화질과 시야각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픽셀크기를 만들어 내는데 한계를 보여왔다. ETRI는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반도체 메모리 소자로만 연구돼 왔던 상전이 물질(GST)을 이용했다. 상전이 물질은 비정질 상태와 결정질 상태를 가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서 투과율과 굴절률이 변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면 마이크로미터(㎛) 수준 이하의 픽셀크기로 만들면서 빛의 위상을 조절할 수 있어 홀로그램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 결과 기존의 액정을 이용한 방식보다 약 4분의 1 가량 픽셀을 작게 만들면서 빛의 파장에 가까운 픽셀 크기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차세대 홀로그램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제1저자인 경북대 이승열 교수, 2저자인 ETRI 김용해 박사, ETRI 황치선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 이미지 확대보기
차세대 홀로그램을 개발한 연구진. 왼쪽부터 제1저자인 경북대 이승열 교수, 2저자인 ETRI 김용해 박사, ETRI 황치선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

ETRI연구진은 상전이 물질을 이용한 홀로그램 소자로 양쪽에 인듐 주석 산화물(ITO)을 이용하고 그 사이에 반도체 물질인 GST를 적층했다. 이처럼 복층 박막구조를 사용함으로써 상전이 물질층 두께를 유지하고 투명전극 층의 두께를 조절, 특정 색상에서 도 위상변조를 극대화할 수 있는 소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별도의 컬러 필터 공정을 사용하지 않고도 박막 두께를 조절함으로써 투명 전극층의 두께에 따라 다양한 색상의 홀로그램 이미지 생성을 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향후 상전이 물질을 기반으로 2년내 패널형태로 제작하여 디지털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를 플렉서블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패널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ETRI 황치선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은“현 수준의 연구결과는 상전이 물질을 이용, 정지상 홀로그램 이미지를 구현하는 수준이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차세대 광 변조장치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