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채권 어쩌나"…'트럼프 돌발변수' 금리급등

기사입력 : 2016-12-0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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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금리가 급등하며 증권사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증시 조정에 따른 브로커리지 침체로 채권 보유를 늘리면서 더 그렇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돌발 변수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증시 조정의 돌파구로 집중했던 채권 보유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 국내외 시장 금리 급반등, 채권보유 늘린 증권사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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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허를 찔렸습니다.” 금리가 상승 쪽으로 방향을 틀며 증권사가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의 채권운용부는 최근 잇단 기준금리동결에도 연내 1~2회 기준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같은 시장의 컨센서스 아래 채권운용전략도 금리인하 쪽에 비중을 두며 국고채 단기물을 늘렸다.₩

하지만 최근 시장 금리가 급등하며 이 같은 믿음은 약이 아니라 독이 되는 모습이다.

금리급등을 이끈 돌발 변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미국 경기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자 국내외 시장금리는 급반등하고 있다.

최근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저점 대비 80bp 이상 상승해 2.3%를 돌파했다. 그 영향으로 국내 10년물 금리는 미국 대선 이후 45bp 올랐다.(지난 21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 2.12%)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 차는 13bp 확대됐다.

특히 증권사의 주요 채권운용 대상인 국채단기물도 급등세다. 3년 만기 국채금리는 7월 1.2%에서 최근 1.7%대까지 껑충 뛰었다.

문제는 이 같은 시장 금리의 급등이 증권사의 손익에 직접적 타격이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금리와 채권가격은 서로 거꾸로 움직이는 구조다. 보통 채권은 금리 하락 시 채권가격 상승으로 이익, 금리 상승 시 채권가격 하락으로 손실을 입는다.

이미 채권운용 쪽에서 손실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금감원이 발표한 증권사 3분기 실적에 따르면 채권 관련 자기매매 이익은 국고채 등 금리상승의 영향으로 2분기보다 1조269억원(60.5%) 감소한 6699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4분기는 금리박스권이 형성된 3분기와 다르다. 금리급등이 본격화된 4분기에는 이익은커녕 대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증시가 조정기에 접어들며 브로커리지가 위축되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채권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으로 NH투자•삼성•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현대•대신•메리츠•하나금융투자•키움 등 11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113조원으로 거의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대형 증권사의 경우 채권 비중은 거의 풀 한도다. 채권보유액의 경우 삼성증권이 18조원 수준으로 가장 높고 미래에셋대우 17조원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이 16조원선을 넘는다.

◇50bp 시장금리 상승 시 대형사 300억원대 손실, 전략 따라 손실 규모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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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채권 보유 규모가 큰 탓에 시장금리가 조금만 올라도 손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듀레이션 평균치 0.5년을 가정하면 금리상승 50bp 기준으로 채권평가손실의 경우 채권보유 1위인 삼성증권은 -371억원에 달한다. 이어 미래에셋대우 -318억원, NH투자증권 -340억원, 한국투자증권 -354억원, 미래에셋증권 -323억원 등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적게 타격을 입는 금리상승 수준인 15bp를 가정해도 삼성증권 -111억원, 미래에셋대우 -95억원, NH투자증권 –102억원, 한국투자증권 -106억원으로 이들 대형증권사의 손실은 100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시장금리가 급락하지 않는 한 채권운용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별 운용전략에 따라 최종 손실 규모는 차별화될 수 있다”며 “단기간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스와프 등을 통한 헤지포지션 구축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최근 금리 반등세로 채권운용 부담까지 더해져 상품운용(trading) 손익이 부진할 것”이라며 “보유 채권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운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채권운용 부서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지 초긴장 상태다.

대형 증권사 채권운용부 관계자는 “대부분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연내 1∼2회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상당부분 롱포지션 듀레이션을 다소 늘렸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자산규모가 크고 원리 원칙에 따라 채권운용 중인 대형 사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손실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단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공격적 포지션을 취하지 않아 과거와 같은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른 관계자는 “회계연도 분기가 끝나는 시점에 채권운용평가이익 혹은 손실이 실적에 반영된다”며 “듀레이션 배팅보다 이자를 쌓는 쪽으로 운용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좋아져 돌발시장금리급등에 따른 손실도 과거보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bada@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최성해 차장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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