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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가입 20년…대한민국, 선진국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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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가입 20년…대한민국, 선진국 됐나?

25일 열린 '한국의 OECD 가입 2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25일 열린 '한국의 OECD 가입 2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한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이동화 기자] ‘선진국 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년. 우리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선진국 문턱에서 주춤하며 또다시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3배나 뛰며 세계 9위로 올라섰고 수출은 4배 이상 늘어 세계 6위 수출대국이 됐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신했다. 국가신용등급은 역대 최고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도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덩치만 커진 ‘반쪽 선진국’이란 오명을 쓰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은 10년째 2만 달러 수준으로 중진국에 머물고 있고 삶의 질은 OECD 최하위권이다. 이와 함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낡은 규제, 소득 불균형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OECD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조선·해운업의 정상화에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당장 구조조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IMF의 지적대로) 우리 경제는 구조조정을 위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이런 성장통을 제때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시장 등 각종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2만 달러의 늪에서 빠져 나오긴 힘들다는 것이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도 한국이 지난 2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한 국가라고 평가하며 “자동차·철강·휴대전화 등 많은 산업에서 선두권의 기업을 보유한 나라이고 많은 부문에서 기술적으로 앞서나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1년 이후 세계 무역의 부진 속에 연평균 2.8% 수준으로 낮아졌다”며 “재벌 기업집단의 생산과 수출에 기반을 둔 전통적 성장 모델의 효율성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최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따라잡으려면 한국은 OECD 상위 절반 국가의 50% 수준에 그치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광범위한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며 “OECD에서 가장 높은 규제의 수준과 무역·투자 장벽을 낮추고 노동시장을 유연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도 지난 24일 ‘OECD 가입 20주년 기념 경제계 만찬’을 열고 “OECD가 기업들이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OECD의 그런 노력이 세계 경제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 참석한 OECD 경제산업 자문위원회 필 오라일리 회장은 “한국이 OECD에 가입한 뒤 전경련이 한국 경제를 대표해 활발하게 의견을 개진했다”고 평가했다.


이동화 기자 d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