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다포스 포럼기간 내내 두바이에 본사를 둔 글로벌 항만물류기업 DP월드는 러시아 국부펀드(RDIF)와 공동으로 20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을 출자해서 합작사 설립운용 조건을 적극 타진하며 조인트벤터(JVC) 설립을 위한 합작계약서(JVA)를 체결했다.
이 같이 러시아 영토에서 외국투자기업에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다수의 지분을 허용한 것은 지금까지 러시아 영토에서 통상적인 합작조건의 불문율에 비추어볼 때 파격에 가까운 특권이라는 게 현지에 진출한 외국기업 주재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다. 또한 그만큼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모든 국력을 쏟아붓는 러시아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라는 것이 러시아 경제전문가 나탈리아 리조바 교수(극동연방대학교 경제학)의 견해다.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양 사업자가 곧 우선 추진사업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노보로시스크 항구(러시아 흑해) '젤로'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프로젝트 △자루비노(러시아 연해주) 종합항만 프로젝트 △타만(러시아 연해주) 석탄터미널 프로젝트 등 주로 서방의 경제제재로 자금줄이 막히면서 지지부진했던 사업을 중심으로 우선 협력사업을 정했다.
이번 러시아 항만전문가 그룹들은 "이번 DP월드의 투자결정은 매우 현실적으로 순수 경제성에 입각해 판단한 것 같다"며 "최소한 흑해의 노보로시스크항의 컨테이너 터미널 프로젝트는 그들에게 물동량 증가와 함께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써 러시아가 아시아와 협력 확대를 위해 추진중인 극동개발에 중동의 자금줄이 가세하여 주요 알짜배기 인프라구축은 물론 운영사업까지 선점하게 되었다. 그동안 극동지역 항만터미널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한국 기업들에게 적지않은 충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명수 기자 msj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