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음식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1930년대 상하이부터 1960년대 명동 거리까지

공유
1

음식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1930년대 상하이부터 1960년대 명동 거리까지

[글로벌이코노믹 박인웅 기자] 음식은 시대상의 산물이다. 음식은 개인의 기호와 정체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시대상을 담고 있다. 6.25 전쟁 이후 햄, 소시지, 베이컨에 김치, 두부, 깻잎 등 경기도 의정부 일대의 미군부대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기 시작한 부대찌개부터, 서양문물이 빠르게 유입하던 70-80년대 대학생들의 최고의 미팅 장소 '경양식집'까지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각 시대의 삶의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최근 음식뿐 아니라 컨셉부터 인테리어, 소품 하나에서도 그 지역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스토랑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모던눌랑
모던눌랑
▲모던눌랑 - 1930년대 상하이의 하이파이 문화 담은 감각적인 차이니즈 비스트로 바
모던눌랑은 1930년대 동양의 파리, 화려했던 상하이를 재해석하여 현대적인 신여성을 콘셉트로 만들어진 로맨틱하고 모던한 감성의 모던 차이니즈 라운지다. 현대(Modern)의 영문 표기와 여성(NULANG) 중문 표기의 합성어로 중국 음식 문화에 없었던 세련되고 로맨틱함을 모티브로 그간 국내에서 접하지 못한 새로운 차이니즈 식사를 선보이고 있다. 모던눌랑은 가장 로맨틱했던 상하이의 문화적인 경험을 식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이국적이고 상예술, 문화, 생활방식 등 20세기 초부터 근대까지 상하이의 도시문화를 담고 있는 하이파이 문화가 공존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여성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동양의 황금시대라 불리우는 1930년대 상하이 거리를 모티브로 한 내부에는 열차 모양의 구조물을 설치해 1930년대 열차 플랫폼을 표현했다. 중국의 현대 여성을 표현한 아트월과 빈티지한 소품들을 배치하여 먹는 즐거움에 소소한 재미를 더했다. 4개의 프라이빗 룸은 영화관 '오데온(Odeon)', 댄스홀 '백락문 파라마운트', 프랑스 지역의 커피하우스 '리틀맨(Little Man)', 당시 중국 문인들이 모이는 아지트로 사용되었던 서점 '켈리 앤 웰시(Kelly & Walsh)' 등 1930년대 상하이 주요 장소의 실제 지명을 사용하여 이국적인 상하이의 정취와 함께 위트를 더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중식과는 다른 음식과 플레이팅, 다양한 드링크, 그리고 공간의 변화를 통해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중국 음식과 문화를 즐기며 이국적인 중국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대표 메뉴는 몽실탕수육, 새우춘권, 고기 짬뽕 등이 있다.

멜팅샵
멜팅샵
▲멜팅샵 - 1930년대 뉴욕 레스토랑의 레트로 디자인
멜팅샵은 한남동의 레스토랑 테이스팅룸을 성공시킨 바 있는 비안디자인에서 지난해 12월 도산공원 앞에 오픈한 공간이다. 회전목마에서 모티브를 얻은 외관부터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멜팅샵'은 1930~40년대 미국의 부흥기 시절을 콘셉트로로 해 클래식함과 모던 빈티지 스타일에 현대의 인더스트리얼리즘을 담아낸 아메리칸 레트로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1층 입구의 프런트 데스크에는 이 집이 40년 전 주택일 때부터 있었다는 오렌지 타일을 그대로 남겼고, 2층의 벽면에는 원형의 볼록 거울 몇 개를 리듬감 있게 배치해 재미를 주었으며, 알전구 조명도 천장에 여럿 매달아 흥겨운 기분이 들도록 만든 것이다. 여기에 진한 재즈 선율까지 어우러져 1930년대로 시간을 뛰어넘은 듯 착시를 일으키는 강력한 공간이다. 전통적인 프렌치, 이탈리안 장르에 최신 트렌드를 더해 크로스오버 메뉴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에는 와사비 소프트 크랩 팝오버, 오디&머랭 파블로바, 깻잎 페스토 리소토, 육회&배 샐러드 등이 있다.

차알(Cha'R)
차알(Cha'R)
▲차알(Cha'R) - 1950년대 아메리칸 차이니즈를 그대로
흰 네모 박스에 담긴 음식을 젓가락으로 먹는 '아메리칸 차이니즈 퀴진'은 할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곤 한다. '아메리칸 차이니즈 퀴진'은 중국 요리에 근본을 두고 있으나 발전해 온 역사의 방향은 다르다. 19세기 미대륙에 정착한 중국 이민자들에 의해 전파돼 튀기고 볶는 요리에 달고 기름진 양념 등 색다른 식문화로 태어났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해 있는 차알(Cha'R)은 이러한 '아메리칸 차이니즈 퀴진'을 시대상과 함께 재현해냈다. 1950년대 미국의 중식의 레스토랑을 재현해 유린기 스타일의 제너럴쏘치킨, 몽골리안 비프, 차우멘 등 미국식과 창작 중국요리가 가미된 캐주얼 중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인테리어와 음악은 앤티크 한 분위기로 미국의 풍요로운 사회'의 시대상으로 매장 입구는 어닝 간판과 판다인형으로 구성해 미국식과 중식 이미지를 동시에 어필하고 있다.

서울서울3080
서울서울3080
▲서울서울3080 -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즐기는 30-80년대 명동 거리의 향수
잠실 롯데월드몰의 테마거리 '서울서울 3080'(5~6층)은 우리나라 최초 영화관인 '우미관'과 최초 백화점인 '화신백화점' 등 유명 건축물을 형상화해 1930년대 종로 거리와 1960~80년대 명동 거리를 재현한 공간이다. 입구에서 고객들을 반기는 전차, 추억의 빨간 공중전화박스, 극장 포스터, 인력거 등이 있다. '그 때 그 시절'의 먹거리도 그대로 재현했다. 60년 넘게 대를 이어 온 원조 맛집인 '오뎅식당' '한국집' '사리원'은 중장년층에게 그 시절의 미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맛집 틈을 거닐다가 그 시대에 흔한 주전부리였던 궁중다과 꿀타래, 강남붕어빵, 삼보당 호떡 수레를 만나면 하나씩 사 먹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박인웅 기자 parkiu7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