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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 국내 1위 카카오톡 ‘안방 호랑이’…해외사업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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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메신저’ 국내 1위 카카오톡 ‘안방 호랑이’…해외사업 '적자'

다음카카오 관계자 “M&A 등 다양한 관점서 개선 고민중”

글로벌 메신저 앱 이미지(왓츠앱, 위챗, 라인, 카카오톡, 바이버, 탱고)
글로벌 메신저 앱 이미지(왓츠앱, 위챗, 라인, 카카오톡, 바이버, 탱고)
[글로벌이코노믹 김수환 기자] 국내 시장에서는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국민메신저’의 위용을 떨치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이 해외 사업에서는 적자를 거듭하면서 ‘국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다음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 월간 순 이용자(MAU)는 3816만명, 네이버의 ‘라인’은 1600만명을 기록했다. 코리안클릭이 집계한 메신저 이용시간 기준으로는 지난 3월 카카오톡이 96%의 시장점유율로 독보적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최대 포털기업 네이버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카카오톡의 글로벌 MAU는 지난 1분기 기준 4800만명, 라인은 2억500만명이다. 국내에서 카카오톡의 강세에 밀리고 있는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는 오히려 5배 이상 앞서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은 올해 1분기 기준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일본(5800만명)을 비롯해 태국(3300만명), 인도네시아(3000만명), 인도(3000만명), 미국(2500만명), 스페인(1800만명), 멕시코(1800만명), 대만(1700만명), 콜롬비아(1100만명), 말레이시아(1000만명), 사우디(1000만명), 터키(1000만명)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고르게 점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톡 해외 이용자 수는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모두 합쳐도 1000만명에 불과해 여전히 국내 시장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톡의 해외 진출이 이처럼 더딘 이유는 페이스북에 인수된 왓츠앱을 비롯해 중국 텐센트의 위챗 등이 해외 시장을 선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는 지인들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따라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져 특정 메신저가 일단 시장을 선점하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신규 메신저가 시장에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 카톡 해외사업 줄줄이 적자…글로벌 메신저 ‘왓츠앱’은 4개월만에 MAU 1억명 증가

지난해 2월 페이스북이 220억 달러(약 23조 4000억원)에 인수한 왓츠앱은 문자, 사진, 동영상, 음성 메시지를 해외에서도 비싼 요금을 내지 않고 보낼 수 있다. 사용 첫 해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나 그 후 광고 없이 사용하려면 매년 1달러를 내야 한다. 카카오톡이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나 게임 플랫폼 기능을 추가해 수익화한 것과는 시작부터 다른 구조다.

이 왓츠앱은 지난 4월 기준 MAU 8억명을 돌파했다. 국내 최대 메신저 카카오톡의 무려 16배에 달하는 규모다. 증가 속도도 올해 1월 MAU 7억명을 기록한 후 4개월만에 1억명이 증가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의 메신저 위챗이 MAU 5억명에 육박하며 그 뒤를 잇고 있다.

주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도 모바일 메신저를 인수 합병하며 메신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2월 일본 전자 상거래 기업인 라쿠텐이 9억 달러에 인수한 바이버(Viber)는 지난 2월 기준 2억3000만명 이상의 MAU를 보유하고 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3월 중국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7000만명의 MAU를 보유한 탱고(Tango)에 2억1500만 달러를 투자해 80% 지분을 획득했다.

주요 글로벌 메신저들의 월간 순 이용자수(MAU) 증가 추세 [그래프=6mobiles.com]
주요 글로벌 메신저들의 월간 순 이용자수(MAU) 증가 추세 [그래프=6mobiles.com]
이러한 가운데 다음카카오의 일본법인 카카오재팬은 매출 부진과 계속적인 영업 손실로 지난해 11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1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야후재팬과의 협력 관계도 종료됐다.
싱가포르 법인 카카오 싱가포르와 중국 법인 베이징 카카오도 지난 분기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 카카오톡이 ‘안방 호랑이’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해외사업을 위한 현지 사업기반 마련을 위한 투자로 손실이 불가피 했다”고 설명했다.

◇ 카톡, 해외 사업 개선 여지 있나?…다음카카오 “M&A 기회 모색”


다음카카오는 합병 후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단계에서 기존 카카오톡 중심의 글로벌 전략을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중심으로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을 거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다음카카오는 각 나라별 특화된 전략과 서비스로 공략하고자 구상중이다.
단기간에 의미 있는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M&A 기회도 모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카카오가 MAU 1000만명에 이르는 인도네시아 3대 SNS ‘Path’를 지난 5월에 인수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에서의 방대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 서비스 출시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게임 퍼블리싱을 통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 추쿵과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퍼블리싱을 진행할 예정으로, 달콤소프트가 개발한 슈퍼스타 에스엠타운을 먼저 선보인 후 연내 4~5개 개발사의 게임을 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야후재팬과의 서비스 협력 관계를 청산한 후 일본 시장 특성에 적합한 신규 서비스를 구상중이다. 필리핀의 경우 지난 2월 현지 최대 미디어기업인 ABS-CBN 과 JV를 설립해 현지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구상중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합병 후 해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단계로 기존의 글로벌 전략이 카카오톡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회사가 글로벌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각 나라별 특화된 전략과 서비스로 공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