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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좌파정권 위기로 '룰라 신화' 흔들…대선 가도에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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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좌파정권 위기로 '룰라 신화' 흔들…대선 가도에 빨간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브라질 노동자당(PT) 정권의 위기가 계속되면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룰라 신화'도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대선 재도전을 꿈꾸고 있는 그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해 중도좌파 정권 시대를 연 룰라는 2006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2010년 대선에서 자신이 후보로 내세운 지우마 호세프를 당선시킨 데 이어 2014년 대선에서도 막강한 정치력을 행사하며 호세프 대통령을 재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정치적 성공 덕분에 룰라는 브라질에서 가장 성공한 대통령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호세프 대통령 정부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추락하면서 룰라의 권위도 덩달아 타격을 받고 있다.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에 따르면 룰라의 지지 기반이 상당히 잠식된 것으로 12일(현지시간) 나타났다. 이보페의 여론조사에서 소득·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북동부 지역을 제외하면 룰라에 대한 지지율이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다.

'오늘 대선이 시행되면 누구를 찍겠느냐'는 대선 후보 선호도에서 룰라는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유력 인사들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룰라가 브라질사회민주당 소속 아에시우 네비스 연방 상원의원과 대선 결선투표에서 만나면 41% 대 59%의 득표율로 패할 것으로 관측됐다. 네비스 의원은 지난해 말 대선에서 호세프 대통령과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패한 인사다.

또 룰라와 브라질사회민주당의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가 대선 결선투표에 진출했을 경우를 전제로 한 득표율은 49% 대 51%로 나왔다. 오차범위(±2%포인트)를 벗어나지는 않았으나 역시 룰라가 뒤졌다.

호셰프 대통령이 이끄는 브라질 좌파정권이 위기를 맞으면서 룰라 전 대통령의 위상도 같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서 룰라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미래를 위한 그룹'을 구성하는 등 2018년 대선 출마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중도좌파 시대를 열며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했던 룰라가 이번에는 어떤 회심의 카드로 반격을 가할지 주목된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