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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주] 세아제강, 지난 2년간 주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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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주] 세아제강, 지난 2년간 주가에 무슨 일이?

[글로벌이코노믹 김대성 증권전문기자] 세아제강 주가가 연일 맥을 못추리고 있다.

세아제강 주가는 지난 2013년 5월 29일 최고치 13만5500원을 찍은 후 올해 6월 18일 6만9800원을 기록했다. 고점 대비 48.48% 하락한 것으로 지난 2년여간 주가가 반토막이 된 셈이다.
세아제강 주가가 흔들리는 데는 실적 악화와 오너가의 지분 매도 우려라는 두가지 측면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지난 2013년 매출액은 2조2191억원, 영업이익 1546억원, 순이익 11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 상당 줄었으나 순이익은 17% 늘었다.

2013년 3월 고(故)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이 향년 67세 나이로 해외출장 중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하면서 주가가 요동치는 계기를 맞게 됐다.

이 회장의 사망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 등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주가는 2013년 5월 최고치인 13만5500원까지 내달렸다.

그러나 세아그룹 이운형 회장의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상무가 이 회장 지분을 상속 받으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선 7월부터는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호재가 사라졌고 회사 실적이 악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는 더욱 힘을 잃어갔다.
이 회사는 2014년 매출액 2조4531억원, 영업이익 1641억원, 순이익 765억원을 기록했는데 순이익은 전년보다 34% 줄어들었다.

올해에도 세아제강의 실적은 그다지 나아보이지 않는다.

세아제강의 올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996억원, 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6%, 47.7% 감소했다. 순이익 또한 11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3.5% 줄어들었다.

하나대투증권 박성봉 연구원은 "강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지만 작년 하반기 미국의 OCTG 강관 밤덤핑 관세 부과와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북미 지역의 에너지용 강관 수요 감소로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올 1분기 실적 악화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회복이 더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기타 강관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던 유정관 수출의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북미지역의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회복시킬만한 수준은 아니다”면서 “별도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3%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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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너 지분 국세청 담보와 일부 주식 매각은 주가에 ‘부담’


세아그룹 고 이운형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레 이 회장 지분을 상속 받은 장남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당시 상무)가 상속세 납부 때문에 보유지분의 대부분을 국세청과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혀 놓은 것도 주가에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 전무는 2013년 7월 5일 부친으로부터 세아홀딩스 지분 8.41%와 세아제강 8.38%를 상속받았다. 이로 인해 세아홀딩스 지분율은 26.36%로, 세아제강도 19.12%로 확대되면서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이 전무는 세아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종덕 명예회장의 장손이다. 이종덕 명예회장은 고 이운형 세아그룹 회장의 부친이다.

이 전무는 지분 상속 이후 세아홀딩스 지분을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이 전무는 2013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시간외매매와 장내매수를 통해 세아홀딩스 지분 8.76%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 전무는 지난해 여름 세아제강 보유지분 일부(0.83%)를 팔아 53억원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 전무는 조달된 자금으로 지주사 지분을 매입하는 한편 주식담보 해지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물어야 할 상속세가 천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전무는 세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세아제강 주식 18.3%를 갖고 있지만 그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6.3%가 국세청에 담보로 묶여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아그룹 창업 3세인 이태성 전무가 경영권을 승계하고 1년 반이 지나도록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어 세아제강 주식이 언제든지 시중에 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세아제강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고 이운형 회장의 부인인 박의숙 회장도 최근 세아제강 주식 1만주(0.17%)를 장내에서 처분해 약 9억원을 확보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매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13년 남편인 이운형 회장으로부터 세아홀딩스, 해덕기업 지분 등을 상속받았다.

또 현재 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순형 회장(이태성 전무의 숙부)의 아들인 이주성 세아제강 전무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이주성 전무는 최근 계열사 세아 R&I 등기임원으로 선임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사촌 간 경영 능력 대결도 업계의 화제로 떠오르곤 한다.

이순형 회장과 이주성 전무의 세아제강 보유지분 합계는 22.54%에 달하고 있지만 이태성 전무와 박의숙 회장의 지분은 주식 매각으로 총 19.02%로 나타나 이들의 지분 차이가 3.02%에 이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 매출과 순익은 계속 줄어들고 있고,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세아제강 주식 매도를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오너가의 처지가 맞물려 세아제강의 주가는 어려움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애널리스트겸 펀드매니저) kim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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