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50년 앙숙' 미-쿠바 두 정상의 만남은 훈훈했다

공유
0

'50년 앙숙' 미-쿠바 두 정상의 만남은 훈훈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역사적인 첫 정식 회동을 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역사적인 첫 정식 회동을 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50년 동안 '앙숙'으로 지내온 미국과 쿠바 두 정상의 만남은 훈훈했다.

11일(현지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진행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역사적인 첫 정식 회동을 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초반의 젊고 키가 큰 오바마(53) 대통령과 80대의 키 작은 노인인 카스트로(83) 의장은 30년이라는 나이차가 무색하게 서로를 향해 상체를 기울이며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번 회담 장소는 미주기구(OAS) 정상회의가 열린 파나마시티 컨벤션센터의 한 작은 방이었다. 두 나라의 국기조차 없고, 작은 탁자 한 개만 놓여있을 정도로 단출한 분위기에서 두 정상은 회담을 진행했다.

먼저 발언을 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은 분명히 역사적인 만남"이라고 말문을 연 뒤 카스트로 의장에게 "열린 마음과 예의범절의 소유자"라고 칭찬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자신의 OAS 정상회의 연설 내용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언급에 미소를 보였고, 오바마 대통령이 "두 나라가 인권 등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 계속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했을 때도 웃음 띤 얼굴을 했다.

앞서 카스트로 의장은 OAS 정상회의 연설 중 오바마 대통령을 가리켜 "솔직한 사람"이라고 표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자신의 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십여 명의 미국 대통령과 티격태격해온 것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발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두 정상의 대화가 완전히 일치한 것은 아니었다. 두 나라의 생각이 엇갈리는 주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각자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서로를 회유하려는 모습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