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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꿈꾸던 中企의 절규.."롯데가 다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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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꿈꾸던 中企의 절규.."롯데가 다 빼앗았다"

[글로벌이코노믹 최경환 기자] 건실한 중소기업이 개발 중이던 유통시설 부지를 롯데쇼핑이 빼앗아 그 땅에 롯데마트를 지었다며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롯데마트 서청주점을 둘러싼 대립이다.

30일 중앙산업개발(중앙산업)에 따르면 롯데쇼핑, 부동산개발회사 리츠산업 등을 사기와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중앙산업은 현재 롯데마트 서청주점이 들어서 있는 충북 청주시 비하동 일대에서 개발사업을 하던 중소기업이다. 지금은 롯데 측에 이 땅이 모두 매각된 상태로 중앙산업은 땅을 되찾기 위해 소송 중이다.

중앙산업은 2003년 청주시 비하동 일대에 대형마트 신축을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사업 시행권을 확보한 중앙산업은 개발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하자 리츠산업과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리츠 산업은 롯데쇼핑과 사업적 채널을 갖고 있다.

두 회사는 이곳 땅을 2블록으로 나눠 이중 한곳(B블럭)은 롯데쇼핑에 매각하고 나머지 한 곳(A블록)은 중앙산업이 아울렛을 지으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리츠산업이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새 사업 계획은 롯데마트를 도로 전면에 오도록 해 노른자위 위치를 차지하는 내용이었다. 중앙산업 부지는 롯데마트 뒷쪽 고속도로와 닿아 있어 사업성이 떨어졌다.

(변경 전) 중앙산업은 오른쪽 매각부지를 롯데마트에 팔고 왼쪽 사업부지에 아울렛을 지어 사업을 하려했으나 리츠산업이 계획을 변경하면서 무산됐다. 이미지 확대보기
(변경 전) 중앙산업은 오른쪽 매각부지를 롯데마트에 팔고 왼쪽 사업부지에 아울렛을 지어 사업을 하려했으나 리츠산업이 계획을 변경하면서 무산됐다.
(변경 후)리츠산업은 도로 전면에 롯데마트가 들어서도록 사업계획을 변경해 시의 승인을 받아 냈다. 중앙산업 부지는 롯데마트 뒷쪽 고속도로변으로 밀려났다. 이미지 확대보기
(변경 후)리츠산업은 도로 전면에 롯데마트가 들어서도록 사업계획을 변경해 시의 승인을 받아 냈다. 중앙산업 부지는 롯데마트 뒷쪽 고속도로변으로 밀려났다.

중앙측은 이에 반발했지만 청주시로부터 시행권을 확보한 리츠의 계획대로 롯데쇼핑 건물이 들어서고 사업은 아무탈 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대법원에서 리츠가 사업계획을 중앙산업에 불리하게 변경한 것은 협정 위반이라는 취지의 확정 판결이 났다.

이미 건물은 모두 들어선 상태. 중앙산업 측은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리츠와 롯데쇼핑을 사기 및 배임 혐의로 형사고소키로 했다.

롯데가 사실상 개발사업의 전 과정을 주도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앙산업 김모 대표는 “우리가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뒤에 이 땅에 유통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알고 롯데가 나를 찾아와 계약을 하자고 했다”며 “롯데는 당시 직접 나서지 않고 중앙산업과 리츠가 계약을 맺고 그 다음 리츠와 롯데가 계약을 맺어 사업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전면에 나서면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리츠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리츠와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리츠와 중앙산업간 개발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서 빚어진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며 “롯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앙산업과 리츠가 벌인 민사 소송에서 리츠측 직원은 롯데쇼핑이 사실상 사업을 추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남겼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이며 판결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경환 기자 khchoi@g-ene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