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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불안' 나이지리아 '핏빛 선거'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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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불안' 나이지리아 '핏빛 선거'로 얼룩

[글로벌이코노믹 노정용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치러진 나이지리아의 대통령선거와 총선이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핏빛 선거'로 얼룩졌다.

재선을 노린 현 대통령의 무리한 선거 연기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최악의 경기 상황, 그리고 보코하람으로 인한 정치·사회 불안 등 나이지리아의 대통령 선거와 총선은 거의 통제불능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올해 처음 도입된 유권자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 준비 부족, 선거관리위원회의 기강 해이 등으로 일부 주에서 투표가 연기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도 우려된다.

굿럭 조너선 나이지리아 대통령과 육군 참모총장 케네스 미니마흐 중장은 선거 전에 보코하람을 물리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선거 당일인 28일(현지시간) 우려했던 대로 보코하람이 투표소로 가는 유권자들을 공격해 최소 6명이 숨지는 등 유혈사태가 잇따랐다.

BBC 방송은 이날 투표소에서 폭력사태로 적어도 13명이 숨졌다고 보도했고, dpa 통신은 사망자를 25명으로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선거방해를 노린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최소 4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준비 소홀로 올해 처음 도입된 유권자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과 선거 관계자들의 지각 출근 등이 겹치면서 일부 주에서 투표가 연기되는 등 곳곳에서 차질을 빚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유권자 생체 인증카드 리더기가 오류가 발생하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아 결국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가 하루 연장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증카드의 기술적 결함으로 집권당 유력 후보이자 현직 대통령이 투표를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가 다시 투표소에 나와 수동으로 등록하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INEC)는 유권자 인증이나 투표 문제가 보고된 지역에서는 29일까지 투표를 하루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도 선거종사자들이 지각을 하거나 투표용지가 배포되지 않아 전국 곳곳에서 투표가 연기 또는 지연되는 사태가 잇따랐다.
뿐만 아니라 이날 선관위 공식 웹사이트가 해킹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선관위는 "곧바로 복구됐으며 민감한 자료의 유출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나이지리아는 2011년에도 선거 결과가 발표된 뒤 유혈 충돌이 발생해 1000여 명이 숨진 바 있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