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롯데월드타워 매장이 정상 운영되지 못해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10월 30일 개장한 롯데월드몰은 영업면적만 33만9749㎡, 축구장 47개 규모로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이다. 개장 초기 방문객은 10만명을 훌쩍 뛰어 넘었고, 하루 평균 주차장 이용 차량도 700대가 넘었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진동이 발행한 롯데월드몰 내 영화관과 물이 샌 아쿠아리움의 영업을 중지시켰다.
롯데물산에 따르면 영업정지 후 하루방문자 수(지난 1월)는 5만4000명으로 줄었다. 2월(6만명)을 지나 꽃이 반발하는 3월(5만4000명)이 돼도 손님은 늘지 않았다.
에비뉴엘 3층 입점 업체 직원은 “오픈 초기에 사람들이 많이 찾았지만, 영화관과 아쿠아리움이 영업을 하지 않으면서 손님의 발길이 확실히 끊겼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종종 찾기는 하지만 이마저도 면세점으로 향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표적인 ‘노세일(No Sale)' 브랜드 샤넬은 지난 17일 백화점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20% 내렸다. 이 때문에 롯데월드몰 1층에 위치한 샤넬 매장만 손님이 북적였다. 이마저도 다른 백화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한산한 수준이었다. 줄지어 있는 손님은 10명 정도였다.
6층 식당가에서 마주친 한 시민은 “제2롯데월드 근처에 살고 있어 점심시간에 가끔 들려 식사를 한다”며 “초기에는 대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웨이팅 없이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기다리지 않아 좋겠지만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롯데브릿지를 이용해 쇼핑몰로 이동했다. 이곳은 테마식당가들이 있는 곳이다. 에비뉴엘과 비교해 상황은 조금 나았다. 점심시간이라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서 후식을 먹는 손님들이 보였다.
롯데시네마는 사람들이 드나들 수 없도록 통제하고 직원 두 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 옆에는 ‘서울시의 정밀진단 요청에 따라 휴관중’ 이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롯데시네마 주변 입점 업체의 직원은 “영업정지 전까지는 그래도 사람들이 많아 장사가 잘됐다”며 “점심시간인데도 보시는 대로 손님이 없다. 3분에 1 수준으로 줄었고 직원도 줄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인들이 체감하는 분위기는 롯데물산의 통계 발표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 보았다. 주차된 차량의 수를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수가 적었다. 주차 가능 자리를 알려주는 초록색 등만 가득했다.
입점 상인들은 이날 서울시로 향했다. 탄원서에는 “현재와 같은 영업정지가 계속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영화관과 아쿠아리움만이라도 영업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상인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종업원들 월급은커녕 부도가 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저 남들과 같은 조건으로 영업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전문가의 검증을 거쳐 원칙에 따라 재개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성급하게 매장 영업을 밀어붙인 롯데측과 융통성 없는 행정 조치만 고집하는 서울시의 틈바구니에서 상인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박인웅 기자 parkiu7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