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은 행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되어 있는 기구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휘도 받지 않는다. 오로지 의회에 출석하여 발언할 의무만을 지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은 미국의 향후 금융통화정책의 방향을 미리 읽어 낼 수 있는 유일한 창구이다. 전 세계 경제계가 옐런 의장의 의회출석과 발언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러기에 연준의 발언은 이해하기가 쉽지않다. 그 진의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저간의 거시경제흐름을 파악하면서 그 흐름 속에서 발언 내용을 연관시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도 해석하기 매우 어려운 난해 그 자체였다. 다만 전체 흐름속에서 표현한 단어 하하 하나의 뜻을 곱씹어 보면 어느 정도의 추론은 가능하다.
재닛 옐런 의장은 한국시간 25일 새벽에 열린 미국 의회 상원의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향후 금융정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최소한 앞으로 두 차례의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FOMC 정례회의는 1년 중 10번 열리는데 3월과 4월에 한차례씩 예정되어있으며 5월에는 없다. 따라서 “최소한 두 차례의 회의에서 금리인상이 없다”는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은 향후 3번째 FOMC가 열리는 6월 이전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 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미국이 6월 이후에는 언제든지 금리인상을 하겠다는 의미이기도하다. 특히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안내문구를 조만간 철폐하겠다는 것은 금리인상의 구체적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안내문구 변경은 향후 정책 금리의 변동이 머지않아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경기 여건이 개선됐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즉 금리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안내문구란 FOMC가 지난해 밝힌 '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겠다.'는 가이던스를 지칭하는 것이다. 즉 이날 옐런 의장의 발언은 ”조만간 인내심 문구를 삭제한 다음 6월 이후에 상황을 보아가면서 언제든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뜻으로 유추할 수 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또 “ 경기가 회복되고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세가 정체돼 있는 점을 감안하여 금리인상 결정에 인내심을 유지해왔다”고 지적하면서 “금리인상을 포함한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실물경제의 전개상황을 보아가면서 정상화를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금리인상을 물가상승률에 연동하겠다는 의미이다.
연준은 그동안 소비자물가를 기준으로 억제 목표를 연율 2%로 설정해놓고 있다. 인플레이션 율이 이 선을 넘거나 육박하면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것이. 결국 물가가 변수이다. 경제사상적으로 전형적인 케인지안에 속하는 재닛 옐런의장이지만 현시점에서의 금리 정책만큼은 전통적인 통화주의의 입장을 따르겠다는 선언이다.
물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 금리인상이 늦어지거나 유예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유가가 최대변수이다.뉴욕 증시일각에서는 옐런 의장의 이날 발언으로 6월 인상은 백지화되고 9월로 넘어갔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물가가 최대변수인 셈. 앞으로 당분간은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김대호 대기자 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