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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의 로켓기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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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의 로켓기술 어디까지 왔나?

로켓발사 60년…‘펜슬 로켓’에서 ‘H2A’까지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일본이 최초의 로켓 ‘펜슬 로켓’의 발사 실험에 성공한 지 올해로 60년이 된다. 현재 주력 로켓 ‘H2A’의 성공률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등 일본은 우주 개발을 리드하는 국가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리고 2015년은 일본인 우주비행사가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한 지 2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6월경부터는 유이 키미야(油井亀美也) 우주인이 국제 팀의 일원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ISS)에 장기 체류하게 된다.

▲펜슬로켓
▲펜슬로켓

◇ 1955년 길이 23㎝, 직경 1.8㎝의 ‘펜슬 로켓’으로 시작


일본의 우주개발 역사는 초소형의 고체연료 로켓 ‘펜슬’로 시작했다. ‘펜슬’ 로켓은 도쿄대(東京大) 생산기술연구소의 고(故) 이토카와(糸川英夫) 교수 팀이다. 길이 23㎝, 직경 1.8㎝의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로켓으로, 1955년 3~4월, 도쿄도 고쿠분지시(東京都国分寺市)에서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

이 때는 현재의 우주 로켓처럼 상공으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고, 지하 벙커에 서 수평으로 비행하는 실험이었다. 그 후 비스듬히 위쪽으로 발사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귀중한 데이터를 남겨서 일본 최초의 인공위성 ‘오스미’를 쏘아올린 ‘L4S’,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를 탑재한 ‘M5’ 등 역대 고체 연료 로켓의 토대가 되었다.

한편 구조가 복잡하면서 추진력의 조절이 가능하고,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는 액체 연료 로켓의 개발도 1960년대부터 진행되어 실용위성 발사를 위한 최초의 대형 로켓 ‘N1’이 1975년에 발사되었다. N1에서 그 후 개발된 ‘H1’까지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술을 도입하여 개발한 것이다.

▲M5로켓
▲M5로켓

◇ 1994년 ‘H2’부터 NASA 의존에서 탈피


1994년에 운영을 개시한 ‘H2’부터는 일본의 독자적인 기술로 개발하게 되었다. H2는 일본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액체 산소와 액체 수소를 이용하는 고성능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H2의 개량형이 현재의 주력 로켓 ‘H2A’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2014년도에 미쓰비시중공업(三菱重工業)에 위탁하여, H2A를 뒤이을 신형 기간(基幹)로켓의 개발에 착수했다. 엔진 성능을 향상시키고, 또한 보조 로켓의 수를 바꿀 수 있게 하여 다양한 무게의 위성 발사에 대응한다. 발사 비용도 100억 엔 정도 소요되는 현재 H2A의 절반 정도를 목표로 한다. 2020년에 시험 로켓을 발사할 예정이다.

▲N1로켓
▲N1로켓

◇ ‘좀더 멀리로’ 인간의 본능, 유이 키미야(油井亀美也) 우주비행사


우주비행사 후보자로 선발되고 나서 약 6년간 훈련을 계속해 와서, 드디어 다가왔구나 하는 느낌이다. 지금부터 6개월간 세부 사항을 빈틈없이 조정하고 싶다.

ISS에서는 과학 실험 등을 하지만, 실험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즐겁다. 또한 일본의 실험동 ‘키보우(희망)’에서 소형 위성을 방출하는 장면은 주목받고 있어, 그런 점에서도 성과를 올리고 싶다. 사진에도 취미가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감동적인 사진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고 싶다.

▲장기체재의백업승무원으로서시험에참가하는일본의유이키미야(油井亀美也)우주비행사(2014년10월30일)
▲장기체재의백업승무원으로서시험에참가하는일본의유이키미야(油井亀美也)우주비행사(2014년10월30일)
나 자신도 그렇지만, 인간에게는 ‘더 멀리가고 싶다’고 하는 본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류가 활동의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사람들의 희망인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다면, 어린이들도 학업에 열중하고, 경제도 좋은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돈과 인재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제 협력의 틀에서 진행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일본인이 지금부터 유인 우주 분야에서 결과를 쌓아 나간다면, 장래에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측면에서도, 일본의 무인 보급기 ‘코노토리(황새)’에 대한 국제적인 평가는 높다. ISS의 로봇 팔로 집어서 ISS에 결합시키는 방식을 처음으로 확립했다.

▲입실론로켓
▲입실론로켓
앞으로 우주가 더 가까와지고 누구나 갈 수 있는 세상이 되면,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젊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 능력을 연마해 주길 바라고, 그것이 우주에서도 발휘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비행사 후보자로 선발되었을 때, 기자 회견에서 “중년의 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는데, 40대에도 열심히 하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킬 여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각국의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을 하는 현장은 환경이 엄격하기 때문에 고생도 많지만, 국제 평화에 공헌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은 큰 수확이다.

☞ 유이 키미야(油井亀美也) : 1970년 나가노현 우에무라(長野県川上村) 출생. 방위대학교 이공학 전공. 1992년에 방위청(현 방위성) 항공자위대에 입 대. 2009년에 JAXA에서 우주비행사 후보자로 선발되어 기초 훈련을 거쳐 2011년에 우주비행사로 인정. 2012년, 제44와 제45차 장기 체재 멤버로 결정.

◇ 소프트 면에서도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 노구치 소이치(野口聡一) ‘우주탐험가협회’ 회장


처음 일본인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1985년은 아직 동서 냉전시대로, 일본은 미국 진영의 일원으로 우주 왕복선 계획에 참여했다. 냉전이 끝나고, 1990 ~2000년대에는 일본의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한 우주개발도 진행했다. 그 성과 중의 하나가 2009년에 완성한 ISS의 일본 실험동 ‘키보우(희망)’이다.

▲인터뷰에답하는노구치소이치(野口聡一)JAXA우주비행사그룹장(2014년11월21일)
▲인터뷰에답하는노구치소이치(野口聡一)JAXA우주비행사그룹장(2014년11월21일)
하드면 뿐만 아니라 소프트면에서도 일본은 다른 나라를 지도하는 입장에 있다. 2014년은 와카타 고이치(若田光一) 씨가 ISS 선장에 취임했다. 나도 우주비행사의 우주비행 경험자로 구성된 ‘우주탐험가협회’의 회장이 되어, 일본이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 상징적인 해였다고 생각한다.

금년 6월경 ISS로 향하는 유이 카미야 우주비행사는 기량도 충분하여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평상심으로, 때로는 편안하게 반년 동안 지내고, 장래 우주 탐사의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 유이 등 신인 3명은 새로운 시대의 우주비행사들이다. 첫 번째 행선지는 ISS이지만, 그 다음은 달과 소행성 등 우주의 더 먼 곳이 될지도 모른다.

☞ 노구치 소이치(野口聡一) : 1965년 요코하마시(横浜市) 출생. 도쿄대(東京大)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수료. 1996년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 2005년 7월, 우주 왕복선 ‘디스커버리’에서 처음 우주 비행. ISS에는 2009년 12월~2010년 6월간 장기 체류. 우주 체류일수는 통산 177일로, 일본인 최장인 와카타(若田光一) 다음. 2012년 8월부터 JAXA 우주비행사 그룹장, 2014년에 우주탐사가협회 회장에 취임.

◇ 기상 위성의 예측 정확도에 기대


인공위성이 하는 역할은 시대와 함께 증대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의 쓰나미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데에 지상관측기술위성 ‘다이치(대지)’가 공헌했다. 지상의 물체를 분별하는 능력을 더욱 향상시킨 후계 위성 ‘다이치 2호’가 작년 5월에 발사되었다.

기상위성으로는 ‘히마와리(해바라기) 1호’가 1978년에 운용을 개시했다. 7 호까지 성능을 향상시켜 왔다. 지난해 10월에 발사된 차세대 기상위성 ‘히마와리 8호’가 올 여름에 운용을 시작하면, 위성 영상을 활용한 기상예보가 크게 변화할 것이다.

<사진>
공개 된 ‘히마와리(해바라기) 8호’. 세계 최고의 관측 기능을 보유(2014년 9월 3일)

‘히마와리 8호’는 일본의 기술을 결집한 세계 최고수준의 관측 성능을 가진 위성이다. 현행 기상위성의 영상은 흑백이지만, 8호는 세계 최초로 컬러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관측 가능한 빈도는 7호 30분 간격에서 10분 간격으로 높아진다. 일본 부근과 태풍 주변 등으로 범위를 좁히면, 2분 반이라고 하는 높은 빈도로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기상 현상을 거의 시차 없이 파악할 수 있어, 예측의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일본 정부, 향후 10년간 위성 45기 발사 계획 확정


일본은 앞으로 10년간 최대 45기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일 우주개발전략본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새로운 우주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는 또 이 기간 중 우주관련 산업을 총 5조 엔 규모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은 오는 2024년까지 일본 우주정책의 지침으로 활용된다.

또한 일본 정부는 인공위성을 우주 시스템의 안보 목적에 따라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지상의 위치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는 측위위성을 오는 2023년도까지 7개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1개에 불과하다. 해상 선박과 지상 시설을 감시하는 데 사용되는 정보수집위성의 경우, 기능의 확충을 위해 위성의 수를 늘리기로 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