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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SKY가 ANA에 출자 요청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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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SKY가 ANA에 출자 요청한 까닭은?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 일본 국내 항공 3위인 '스카이 마크(SKY)'가 1위의 'ANA홀딩스'에 출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Y는 지금까지 대형 항공회사의 출자를 받지 않고 자력으로 회생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는데, 자금 조달이 어려워 자력 회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ANA에 출자를 요청하게 된 배경


SKY는 당초, 펀드에서 50억 엔 규모의 출자를 받아 당면 자금난을 극복하고, 3월부터 ANA, 일본항공(JAL)과의 공동운항으로 수입을 올린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경영난이 알려지면서 이용자가 줄어들어, 수입이 예상을 크게 하회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SKY는 현재 ANA와 공동운항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아예 출자를 받아 재무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이다. 교섭이 마무리되면, ANA 주도로 회생이 진행될 것으로 보여 대형 항공회사로 군림해온 SKY의 독립 경영은 전환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SKY는 대형 유럽항공기업체 에어버스로부터 대형 여객기 구매 취소에 따른 거액의 위약금을 청구받고 있다. SKY는 2011년, 에어버스와 6대의 A380을 약 1900억 엔에 구입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실적 악화로 대금을 지불할 수 없게 되었다. 에어버스측은 작년 7월에 계약 해지를 SKY에 통보하고, 최대 700억 엔 규모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양사는 9월 말부터 위약금의 감액 교섭을 해 왔는데, 조건 면에서 절충이 되지 않아, 작년 말 에어버스가 영국에서 위약금의 지불을 요구하는 소송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금이 더 불어날 가능성이 있어, SKY는 ANA에 출자를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ANA는 위약금 문제의 해결을 전제로 출자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미 ANA는 담당자를 SKY에 파견해서 출자의 전제가 되는 자산 사정작업을 개시하였으며, 일본 국토교통성도 출자를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 SKY의 대대적인 구조 조정 불가피


ANA가 SKY에 출자할 경우, SKY에 임원을 파견하는 등 근본적인 구조 조정을 할 것이다. SKY 주식을 약 30% 갖고 있는 니시쿠보(西久保慎一) 사장의 진퇴를 포함하여, 대폭적인 경영 쇄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ANA의 출자 비율은 20% 미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항공회사의 주식을 20% 이상 갖게 되면, 국토교통성이 SKY에 할당하고 있는 하네다공항(羽田空港)의 발착회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서 ANA의 이점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다만, SKY는 지금까지 독자노선을 견지해 온 만큼, 사실상 ANA 산하로 들어가는 데 대한 저항감이 뿌리깊어 교섭의 난항도 예상된다.

◇ 수백억 엔 규모의 자금이 SKY에 투입될 전망


현재 진행 중인 JAL과의 공동운항 교섭과 여러 펀드에 대한 출자 요청 등은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일본정책투자은행 등 금융기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일본정책투자은행과 미쓰이스미토모은행(三井住友銀行)도 지원 요청이 있으면, 융자와 출자할 가능성이 있다. ANA를 포함한 3사의 출자 및 융자를 합하면, 수백억 엔 규모의 자금이 SKY에 들어갈 전망이다.

약 30%의 주식을 보유하고 1인 경영을 해온 니시쿠보 사장이 경영의 실권을 잃고 회사의 형태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만약 SKY가 ANA 산하에 들어가면, 하네다공항에 취항하는 6개 항공사 가운데 JAL을 제외한 5개사가 ANA와 자본관계를 갖게 된다.

☞해설

스카이 마크(SKY) : 1996년에 설립. 1998년 9월에 하네다-후쿠오카선(福岡線)에 취항함으로써 일본 항공업계에 35년 만에 신규 진입이 이루어졌다. 저가의 항공요금을 설정하여 일본 국내 항공업계에 가격 경쟁을 촉발시켰다. 뒤이어 진입한 에어 도어 등 신규 3사가 경영 부진으로 ANA와 자본 및 업무 제휴를 하는 가운데, SKY는 독자 노선을 견지해 왔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