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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중, "동남아 경제 잡아라" 영향력 확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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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중, "동남아 경제 잡아라" 영향력 확대 경쟁

일본무역보험(NEXI)은 인프라 수출 등에 따르는 무역보험에 필요한 정부 보증을 둘러싸고 베트남 재정부와 정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의 협력 강화를 위한 각서를 지난 3일 체결했다. 베트남으로부터 정부 보증을 받기 쉬워지기 때문에 인프라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NEXI가 수출 상대국의 정부기관과 직접 정보 교환 채널을 설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수출 안건과 개발/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를 한다.
발전소와 도로 등의 인프라 수출은 국가 사정에 따라 대금 회수가 곤란해지는 외에, 수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등 리스크가 많다. 민간기업은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국제협력은행(JBIC)을 통한 융자와 NEXI의 무역보험을 활용하고 있다.

단지 무역보험에는 수출 상대국의 정부기관에 의한 보증이 필요하다. 이전까지 민간기업은 베트남 재정부와 NEXI에 개별적으로 협상해 왔는데, 보증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앞으로 베트남과 일본간에는 정부기관끼리 정보 교환을 함으로써 기동적인 정부 융자와 무역보험이 가능해지게 된다.

이밖에 관련 정보를 현지에 거점이 없는 지방은행에도 제공하여 협조 융자도 할 수 있게 지원한다.

NEXI의 베트남에 대한 무역보험 잔액은 1조 엔으로, 국가별 규모로는 최상위권에 속한다. 2013년도의 실적은 전년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여 향후에도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정부기관의 협조에 의한 의사 결정의 신속화로, 낮은 가격을 무기로 인프라 수출을 강화하는 중국 등에 대항해 나간다는 태세다.

최근 일본과 중국간에는 미얀마와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에 대한 인프라 수출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의 리커창(李克強) 총리는 지난달 14일 미얀마를 방문하여 테인 세인 대통령과 회담하고 인프라 정비 등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 회담에서는 양국에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더한 4개국을 연결하는 '경제 회랑' 등 대형 인프라 정비사업 추진을 확인했다. 리커창 총리는 "발전의 길을 걷는 미얀마를 지원한다"고 하고, 에너지와 농업, 금융 분야에서의 협력을 호소했다.
중국은 주변 국가에 대한 인프라 투자 등을 통해 자국 중심의 경제권 구축을 노리고 있다. 테인 세인정권은 과거 군사정권 시대에 긴밀했던 중국과 거리를 두고 각국으로부터 지원과 투자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중국으로서는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한편 아베(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달 12일 동아시아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미얀마의 수도 네비도를 방문, 테인 세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양곤 전력망 개선 계획 등 3건에 대해 합계 260억 엔(약 2418억원) 규모의 엔 차관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같은 날 밤에는 태국, 미얀마 등 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과의 '일본‧메콩지역 제국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중간의 동남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 강화 움직임은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적 영향력 강화는 물론, 정치‧외교‧군사적 주도권 경쟁의 일환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패권 경쟁 구도는 센카쿠 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지만, 앞으로 양국간의 역내 주도권 장악을 위한 각축전의 양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