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G50산업지도] 프랑스, 신사의 나라에서 경제성장 국가로

공유
0

[G50산업지도] 프랑스, 신사의 나라에서 경제성장 국가로

실업률‧재정적자‧디플레 3각 파도에 국민경제 주름살


세계 21위 인구, 21위 경제활동인구


실업자 343만명으로 사상 최고치


올해 경제성장률 0.3%에 그칠 전망

유럽 국가 중 독일, 영국과 함께 선진국 대열에 서 있는 프랑스는 19세기부터 영국과 더불어 식민지 약탈경쟁을 선도한 국가다. 현재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을 맴돌고 있으며 유럽 지역에서 세 번째로 크고 두 번째로 인구가 많다. 세계 5위의 군사예산 확보, 3위의 핵무기 보유국, 각종 글로벌 다자간 협정기구 회원, 유엔 안보리상임이사국 등 국제적 위상이 높다. 반면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 규모의 증대로 경제는 점점 쇠락하고 있다.

프랑스는 다양한 산업영역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업체 에어프랑스, 통신업체 프랑스텔레콤, 자동차기업 르노, 전자제품 방위산업체 탈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주력산업인 전력, 교통, 방위산업 분야는 여전히 강력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 지역의 고질병인 낮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디플레이션 위기에 봉착했다. 재정적자는 유럽연합(EU) 가입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수 차례 경고·유예조치를 받았지만 여전히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프랑스는 청년실업률이 높아 취약한 고용으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방산업체의 무기수출과 기술력의 보존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점점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프랑스의 2013년 국내총생산(GDP) 구매력지수는 2012년 대비 70억 달러(약 7조원) 증가한 2조2760억 달러(약 2453조원)로 세계 10위다. 실질성장률은 2012년 0.0%에서 2013년에 0.3%로 상승했고 세계 191위다. 유럽위원회(EC)는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을 0.3%로 하향조정하며 ‘경제 둔화’라고 표현했다. 경제성장률은 2015년 전망도 기존의 1.5%에서 1.0%로 하락했다. 전체적 경제규모는 확장됐지만 높은 실업률과 재정적자 등 국가, 국민경제의 실상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GDP 구성비율은 가계소비(57.6%), 정부소비(25.1%), 고정자본 투자(18.7%), 재고투자(0.1%)로 나눠져 있다.

프랑스의 2013년 무역적자는 812억 달러(약 87조5500억원)로 2012년 무역적자 863억 달러(약 93조400억원) 대비 51억 달러(약 5조4900억원) 감소했다. 프랑스 무역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이 감소해 적자폭이 줄었다. 수출은 2694억 달러(약 294조원)로 전기 대비 0.2%, 수입은 3059억 달러(약 334조원)로 전기 대비 1.2% 감소했다. 지난해 무역적자는 361억 달러(약 39조42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3억 달러(약 3조6000억원) 줄었다.

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의 수출입 주요 대상국은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등이다. 현재 프랑스 무역부는 캐나다와의 비즈니스 부문 교역 증대와 두바이와 경제적, 문화적 관계 개선 등으로 다양한 국가와의 이권무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부채는 2013년 GDP의 93.4%로 2조5578억 달러(약 2757조원)이며 2012년 대비 3.2% 증가했다. EC에 따르면 상당한 지출 삭감에도 불구하고 2015년부터 2016년까지 공공부채가 GDP의 99.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산은 2013년 집행이 1조4100억 달러(약 1520조원)며 지출은 1조5220억 달러(약 1640조원)다. 과지출로 GDP의 4.3%인 1120억 달러(약 120조원)가 적자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2015년까지 유럽연합에 재정적자를 GDP의 3%이내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낮추겠다고 약속하고 2013년 6월 감축기한 2년을 유예 받은 것을 EU가 이미 두 차례 프랑스의 재정적자 비율달성 목표시한을 연기해주었기 때문에 올해 또 유예신청을 한다면 다른 국가들과의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의 2013년 기준 노동인구는 전체 인구 약 6620만 명 중에서 2994만 명으로 45.2% 인구가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세계 21위의 인구와 21위의 경제활동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노동인구 비율은 농업(2.9%), 산업(20.6%), 서비스(76.4%)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많은 노동인구와 달리 고용의 질은 낮다. 2013년 기준 신규채용의 83%가 계약직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신규채용의 84%가 계약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계약직 비율은 1999년에 비해 10% 정도 상승한 수치다. 반면에 정규직 비율은 감소하고 있어 문제다.

실업률은 2012년 10.2%에서 2013년 10.2%로 동일했다. 올해도 10.2%를 기점으로 등락을 반복했다. 올해 9월 기준 통계청에 따르면 실업자는 343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해지고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노동시장의 공급과 수요가 불일치하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주요 산업제품은 기계, 화학, 자동차, 야금, 항공기, 전자, 섬유, 가공 식품, 관광 여행 등이 있다. 최근에는 신재생 에너지와 철도건설 등 인프라 구축이 활발하다.

주요 식료품으로는 밀, 곡물, 사탕무, 감자, 와인, 포도, 쇠고기, 유제품, 물고기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와인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물가상승률은 2013년 0.9%로 2012년 보다 1.1% 하락했다. 올해 9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0.29%이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소비자물가조화지수(HICP)는 0.36%로 집계됐다. 올해 ECB의 물가상승률 목표치가 2.0%인 것에 비해 떨어진 수치다. 이미 디플레이션에 돌입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관광산업이 GDP의 9.7%, 고용시장 10.9% 담당


현재 프랑스의 주요 경제이슈는 유럽위원회가 제시한 저성장, 높은 실업률, 재정적자와 0에 가까운 물가상승률, 낮은 소비심리 등이다. 상승하는 교육비와 과외비,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들의 부정부패, 주요 산업기관들의 노동자파업, 공장 가동률 하락, 연평균 15일 이상의 결근일수로 인한 기업의 손실증가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등록비, 식사비의 증가, 산업생산성 하락, 공공요금 인상, 수도권 현대화 계획 발표,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추기 위한 무인항공기 연구개발 등이 주요 현안이다.

▲프랑스오트가론주툴루즈(Toulouse)에본사를두고있는,세계최대의상업용항공기제작회사인에어버스차세대항공기A350XWB시제기MSN4가지난2월프랑스미디피레네주툴루즈에있는한공항에서이륙하고있다.
▲프랑스오트가론주툴루즈(Toulouse)에본사를두고있는,세계최대의상업용항공기제작회사인에어버스차세대항공기A350XWB시제기MSN4가지난2월프랑스미디피레네주툴루즈에있는한공항에서이륙하고있다.
프랑스 정부는 우주항공, 철도, 자동차, 에너지, 관광을 5대 주요 산업으로 지정했다. 우주항공산업은 세계 상위권으로 대표적인 기업은 에어버스(Airbus SAS)와 다쏘(Dassault Aviation)가 있다. 1·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우주항공산업은 급속히 발전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에어버스에 총 16억 달러(약 1조7000억원) 상당의 기상관측용 위성 6기를 주문했다. 항공산업은 올해 1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에어버스가 항공기 705대를 주문 받아 연간 목표였던 623대 주문을 초과 달성했다. 최근에는 헬리콥터를 앞세워 중국시장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쏘는 항공기제조업체이며 라팔(Rafales) 전투기를 제조‧판매한다.

철도산업은 운송수단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수익률 면에서 항공산업에 비해 떨어지지만 자동차와 비교하면 큰 산업이다. 대표적인 철도업체는 알스톰(Alstom)으로 설계, 제조, 서비스, 제품 공급 등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철도사업은 단순히 철광석을 활용한 철로 건설뿐만 아니라 알스톰과 같이 보일러, 터빈, 발전기 등의 발전설비와 발전소를 건설하는 턴키(Turn-key)사업까지 포함한다. 알스톰은 전 세계 발전소의 25%에 장비를 납품했다. 세계적인 고압직류송전전선회사로 현재 총 3만5000MW의 송전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9월 초 인도, 한국, 캐나다에서 고압 직류송전 전선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2011년 기준으로 세계 10번째 자동차 제조국이지만 세계 경쟁력은 취약하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푸조(Epeugeot)와 르노(Renault) 등이 있다. 푸조의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자동차 생산량은 2013년 동기대비 5.7% 향상돼 85만3000대를 기록했다. 자동차시장을 살펴보면 유럽에서 13.5%, 중국에서 32.4% 성장했다. 문제는 이처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국한적이라 도요타, 혼다, 포드, GM, 아우디, BMW 등과의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에너지산업은 원자력으로 최근 국제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협상에 따라 전략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과 저비용의 전력생산으로 친환경 정책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전력공급의 75%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순수출국이며 매년 약 3조7000억 달러(약 4조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원자로, 연료 제품, 서비스가 에너지 수출상품이다. 최근에는 신재생 에너지 사업으로 풍력, 수력, 태양광, 지열 등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대상국에 관련 제품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관광산업의 경우 프랑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명소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2013년 해외관광객은 2012년 대비 2.0% 증가한 8470만 명이 방문했으며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아시아 관광객이 급증했으며 그중에서도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으며 농촌풍경을 살린 그린 투어리즘, 문화교육 탐방, 프로방스 등 주요 관광도시 등이 관광객들을 이끌고 있다. 관광산업은 GDP의 9.7%나 차지하고 있으며 관련 일자리만 290만 개로 전체 고용시장의 10.9%를 차지한다.

프랑스의 경제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청년들의 미약한 근로의지와 국민들의 소비심리 하락, 떨어지는 물가와 글로벌 경쟁력의 하락, 신흥공업 국가들의 시장진입,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국가의 재정적자 증가 등이 불경기와 저성장으로 이끄는 원인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정부가 불필요한 예산지출을 줄이고 부채감축을 통해 균형재정을 실현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을 활성화해 청년의 근로의지를 높여 기업과 국가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로벌이코노믹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