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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 항공 3위 스카이마크, JAL과 공동운항 협의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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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일본 항공 3위 스카이마크, JAL과 공동운항 협의 까닭은?

경영부진에 빠져 있는 일본 국내항공 3위의 스카이마크(SKY)가 일본항공(JAL)과 제휴 교섭에 들어갔다는 사실이 지난 21일 밝혀졌다. 스카이마크의 하네다(羽田)공항 발착노선의 일부를 일본항공과 공동 운항한다는 것이 제휴의 핵심이다.

SKY는 JAL의 고객 확보를 기대할 수 있고 JAL측도 탑승자가 많은 하네다의 발착회수를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토교통성이 공적 지원을 받아 재건한 JAL에 대한 편파적 지원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제휴 교섭은 난항이 예상된다.
SKY 홍보 담당자는 "JAL과 제휴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JAL 관계자도 "스카이마크와의 공동운항을 국토교통성과 상담하고 있다"고 교섭 사실을 인정했다.

공동운항의 대상은 SKY가 지난 6월에 도입한 유럽 에어버스의 중형기 'A330'을 사용하는 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Y는 A330을 4대 보유하고 있는데, 하네다-후쿠오카(福岡), 하네다-신치토세(新千歳)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JAL과의 공동운항으로 탑승률을 높이려는 것이다. 제휴는 업무에만 한정되고 JAL과의 자본 협력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JAL이 공동운항에 관심을 갖는 이유


JAL은 SKY와의 공동운항이 실현되면, 항공회사의 '달러 박스'인 하네다공항의 국내선 발착회수를 사실상 늘릴 수 있게 된다. 지금 현재 하네다공항에서의 발착회수는 JAL이 1일 183.5편(출발 또는 도착회수만은 0.5편)으로 최다인데, 여기에 SKY의 1일 36편의 일부가 더해지면, 2위인 젠니쿠(全日本空輸, ANA)(全日空)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게 된다. 따라서 ANA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재건한 JAL은 2016회계연도까지 신규투자와 M&A(기업의 합병‧매수) 등에 대해 국토교통성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 등 정부의 감시 하에 있다. 국토교통성은 "공적 지원을 받은 JAL에 의한 SKY 지원은 공정한 경쟁을 헤친다"면서, 공동운항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교섭은 우여곡절을 겪을 것 같다.

◇ 국토교통성은 공동운항에 난색 표시


국토교통성은 2012년, 하네다공항의 국내선 신규발착회수를 결정할 때 공적 지원을 받은 JAL에 대한 할당을 억제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성은 "SKY의 쿼터를 사용해서 발착회수를 늘리는 것은 경쟁상 문제가 있다"고 JAL측에 제휴방침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또 ANA로부터는 "하네다 발착회수는 매력적이다. SKY와 JAL의 제휴는 불만이다"(간부)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JAL측은 "ANA도 제휴사인 '스타 플라이어' 등과의 공동운항으로 하네다 발착회수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1990년대 이후 노선의 실질적인 할당을 중지한다든지 허가제인 운임 인상을 자유화한다든지 하여 신규 진입을 촉진해 왔다. 그 결과 SKY 등의 신규 진입이 잇달았다. 하지만 영업력이 약한 '에어 도어'와 '스타 플라이어'는 부진을 면치 못해 ANA가 자금 지원을 한 것이다.

SKY는 신규 진입 항공사로는 유일하게 지금까지 대형 항공사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았다. 국토교통성은 지방노선을 유지하기 위해 SKY의 재건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JAL의 지원에는 난색을 표시하고 있지만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다.

◇ SKY는 부활할 수 있을까?


SKY는 1966년 여행회사 'HIS'의 사와다 히데오(澤田秀雄)사장(당시) 등의 출자로 설립되어 1998년 첫 취항(하네다-후쿠오카)을 했다. 기내 서비스의 간소화 등을 통해 운임을 대형업체의 반액 정도로 낮추었다. 현재는 하네다와 센다이(仙台), 코베(神戸), 카고시마(鹿児島) 등의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2014년 3월기의 매출액은 859억 엔으로 업계 3위이다. 같은 기간 ANA와 JAL의 매출액은 1조 엔을 상회하였다.

SKY는 또 규제 완화로 등장한 저가항공회사(LCC)와의 경쟁 격화와 엔화 약세에 의한 연료비 상승 등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2004년에 인터넷 관련기업 '제로'의 니시쿠보(西久保慎一) 회장이 증자를 인수하여 사장에 취임했지만 실적은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9월의 중간결산에서는 사업 계속에 "중요한 의문이 든다"는 감사 의견이 나왔다. 2015년 3월 결산에서는 136억 엔의 최종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스카이마크 주가는 21일 14시경부터 급상승하여 상한가인 245엔(50엔 상승)이 되었다. JAL과 제휴 교섭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래량이 순식간에 전일치의 수십 배로 폭증한 것이다. 7월에 에어버스의 A380 구매 취소를 둘러싼 거액의 위약금 지불 우려가 퍼지면서 280엔선에서 급락한 후 소폭의 등락을 거듭해 왔다. JAL과의 공동운항이 실현되면 SKY의 주가는 급락 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는 하다.

금후 SKY는 이번 달 안에라도 국토교통성에 허가 신청하여, 내년 2월부터 공동운항을 개시할 예정이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국토교통성이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데다, 에어버스측으로부터 계약 해지와 약 7억 달러에 달하는 위약금 지불까지 요구받고 있어 경영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전망이 서지 않는다. SKY의 부활은 국토교통성의 공동운항 허가 여부에 달려 있다.

/글로벌이코노믹 장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