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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제휴통해 세계무대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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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제휴통해 세계무대 '접수'

[포춘500] 중국(6)–중국농업은행(中国农业银行. ABC)

[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1949년 중국인민공화국이 설립된 이후 중국농업은행은 몇 차례의 설립과 폐쇄를 겪었다. 1951년 농민은행과 협동은행이 합병하여 세워진 중국농업협동은행이 중국농업은행의 전신이다. 농업협동은행은 1952년 중국의 중앙은행이던 중국인민은행과 합병되었고, 3년 뒤인 1955년 비로소 지금의 이름인 중국농업은행의 명칭을 얻게 됐다.

1963년 중국 정부는 또 다른 농업은행을 만들었고, 1965년 중국농업은행과 통합시켰다. 현재의 중국농업은행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이후 실시된 금융기관들의 독립운동에 의해 1979년 2월 중국인민은행의 농업 금융 업무를 이양 받아 공식적으로 설립되었다.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중국농업은행주식회사(이하 농업은행)가 되었으며, 중국을 대표하는 4대 국영 상업은행의 하나가 되었다.
일부 평가기관들은 정식 국유은행으로 출발한 1979년을 농업은행의 설립 연도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앞선 기록을 토대로 1951년을 중국농업은행의 설립연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농업은행은 최초 정부 지원의 농업여신 취급을 위한 특수 목적으로 설립되었으나, 1994년 금융개혁조치로 정책금융부문을 농업개발은행에 이전하고 농촌신용협동조합을 분리한 뒤 국유상업은행으로 전환했다. 중국공상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과 함께 중국의 4대 국유상업은행에 속한다.

현재 32000만 명의 개인고객과 270만 개의 기업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31000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국외에서는 도쿄와 싱가포르, 홍콩, 서울, 뉴욕, 두바이에 지점을 설치하고 런던에 현지 법인, 기타 5개의 해외 주재원 사무소를 가지고 있다. 다음 표 1은 농업은행의 개요다.

1. 농업은행의 개요




글로벌 명칭

ABC(농업은행)

중국어

国农业银

한국어

중국농업은행

영 어

Agricultural Bank of China

약 칭

농업은행, 농행(農行)

설 립 일

1951

산업분야

도농 통합 글로벌 금융

주요

인물

설립자



주요제품

및 서비스

농업 지원 예산 취급 및

농업 관련 신용사업 전반

금융, 개발, 투자, 대출

CEO

쟝차오량

(超良)

본 사

베이징

직 원

44만 명(2011년 기준)



31000개의 영업점을 보유해 중국 1위 맘모스 상업은행


현재 중국 농업은행은 중국의 종합 금융 서비스 제공 업체 중 하나로서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최첨단 기술 플랫폼을 활용하여 기업의 금융 및 소매 금융을 제공하고 있다. 업무 범위는 투자 은행, 자금 운용, 금융리스, 생명 보험 등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초 농촌 개혁과 농촌 경제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출발했으나 점차 업무가 확대되어 현재 도시와 농촌의 경계를 두지 않고 있다. 거대한 농업은행도 설립 초기에는 다른 어떤 국유은행보다 심각한 위기를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 농업은행은 설립 당시 정부의 지시에 의해 수년 동안 국유기업에 긴급유동성 자금을 지원함에 따라 막대한 부실채권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한때 정부의 경기 진작을 위한 재정완화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운영자금이 고갈 상태에 처한 적도 있었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농업은행을 필사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자산 규모로 공상은행·건설은행에 이어 중국 내 3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지점과 고객 수에서는 1위다. 중국농업은행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 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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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농업은행의 주요 업무는 농촌 금융사업의 발전 도모, 농업생산 발전과 농촌 현대화를 위한 서비스 제공, 농촌 개혁과 농촌 경제발전 자금수요에 따른 농촌자금 제공 등이다. 4개 국유 상업은행 중에서 규모는 가장 작지만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은 31000여 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에도 일부 지점 및 법인을 두고 있다. 2008년 포춘500 대기업 순위에 최초로 223위에 오르며 글로벌 기업으로 신고한 이후 2013년 포춘 500대 기업 64위를 차지했으며, 2013년 아시아 은행 경쟁력 순위에서 아시아 2, 중국 본토에서 1위에 등극했다.

농업은행은 20122월 중국은행(BOC), 공상은행(ICBC), 건설은행(CCB), 교통은행(BOCOM)에 이어 가장 늦게 한국에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본점은 베이징에 있으며, 국영 상업은행 중 마지막으로 IPO에 나서 221억 달러(223542억원)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실제 중국농업은행은 세계 최대의 맘모스 상업은행이라는 호칭이 어울린다. 일본의 미쓰이 스미토모은행, 도쿄미쓰비시은행, 미즈호은행 등 3대 상업은행을 다 합친 것보다도 훨씬 규모가 크다.

2. 농업은행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46262500만위안

(754032억원)

42196400만위안

(687759억원)

37773100만위안

(615664억원)

증감율

9.6%

11.7%

-

영업

이익

21417400만위안

(349082억원)

18792700만위안

(306302억원)

1582100만위안

(257852억원)

증감율

14.0%

18.8%

-

순이익

16621100만위안

(27924억원)

14513100만위안

(236564억원)

12195600만위안

(198788억원)

증감율

14.5%

19.0%

-



둘째,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근 3년간 농업은행의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해마다 성장률이 둔화되는 추세라는 것도 알 수 있으나, 중국의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발생하는 법칙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매출은 42196400만 위안(687759억원)으로 2011년 대비 11.7%를 기록했으며, 순이익 또한 14513100만 위안(236564억원)으로 무려 19.0%의 증가율을 보였다. 2013년 또한 매출액과 순이익에서 각각 9.6%14.5%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적분석을 통한 순이익은 2013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534억 위안(86994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톰슨 로이터가 조사한 애널리스트 8명의 예상 평균 4659000만 위안(75900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순이자 마진은 3월 말 2.96%12월 말 2.79%보다 상승했으며, 순이자 수익은 1031억 위안(167960억원)으로 2013년보다 무려 15.5%나 증가했다. 순수수료 수익은 269억 위안(43823억원)으로 3.4% 증가했다. 중국농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3월말 1.22%3개월 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셋째, 농업은행의 경쟁력은 뭐니뭐니 해도 32000만 명에 달하는 개인고객과 270만 곳의 기업고객이다. 중국에서는 아무리 작은 시골에 가도 마을의 가장 중심지에 농업은행이 반드시 자리 잡고 있다. 거의 모든 농가나 영세 상인들은 농업은행의 융자에 의존하고 있으며, 농업은행에 취직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는 젊은이들도 많다. 실제 농업은행 지점장은 촌장보다도 높은 대우를 받는다. 농업은행은 13억 중국인구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중국 농촌 인구를 경제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기둥인 것이다. 그러나 농업은행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정책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793월 개정 설립된 이후, 오늘의 성장을 달성하기까지 3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더구나 농업은행은 2010년 상장 이전만 하더라도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연금 부채를 545억 위안(88786억원)이나 짊어지고 있는 등, 이미 파산한 미국의 GM을 방불케 하는 방만한 경영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당시 인기 경제 잡지인 '주간증권시장'이 농업은행의 상장에 맞춰 발표한 '15개 상장은행의 최신 랭킹'에 따르면 총자산이 점하는 이익률, 고 리스크 금융 회수율 등 15개의 비교 항목 대부분에서 농업은행은 최악의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2010715일 농업은행은 상하이에서 상장했으며, 이어 16일 홍콩증시에 상장했다. 당시 농업은행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221억 달러(223542억원)로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는 4년 전 중국 공상은행(ICBC)이 세운 기록 219억 달러(221519억원)를 넘어서는 규모였다.

정부의 경기부양 구원투수로 등장하며 부실화 우려 제기


농업은행은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개혁, 개방을 통한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금융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단순 자금중개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서비스 제공 역량을 강화하고, 방대한 고객 베이스와 넓은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도매와 소매금융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였다. 또한, 사업과 지역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금융기관의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글로벌 영업망을 구축해 나갔다.

농업은행의 최대 이슈는 상하이 시에 2500억 위안(454천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 금액은 지난해 상하이 국내총생산(GDP)12.5%에 달하는 규모로, 단일 국영은행이 한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거액을 대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국제관광 리조트 건설, 특히 2015년 개장 예정인 상하이 디즈니랜드 건설자금을 농협은행을 통해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건설에도 농업은행의 대출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세가 뚜렷해지면서 정부가 비공식 경기 부양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농업은행은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상하이시와 '전면적인 전략적 협력' 협정을 맺었다고만 밝혔다. 과거 GM'미국의 상징'으로 불리던 것처럼 중국농업은행은 어떤 의미에서 '중국의 상징'이 된 것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의 무리한 경기부양 책임을 농업은행이 부담하면서 부실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농업은행의 행로를 보면 중국 경제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