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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부터 로봇까지' 끝없는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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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부터 로봇까지' 끝없는 도약

[포춘500] 일본(6) 히다치

[글로벌이코노믹=유민 기자] 히다치제작소(Hitachi, Ltd., 이하 히다치)는 창업자 오다이라 나미헤이가 1920년에 구하라 광산에서 독립해 설립했다. 오다이라 나미헤이는 닛산그룹의 전신이자 현 JX 홀딩스의 지주회사인 구하라 광업소의 히다치 광산에 구하라 후사노스케에 의해 스카우트되면서 역사가 시작됐다.

1908년 광산 내 히타치의 전신인 광산장비수리공장을 설치해 전동기 수리를 시작했다. 1910년 일본 최초로 5마력 유도전동기를 제작했고, 1911년 히다치를 설립한 이후 1920년 구하라 광산에서 완전히 독립했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일본 내 전기기기업계의 선두로 우뚝 섰다. 최근 중국은 중일전쟁 당시 재산을 모은 일본 기업에게 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며, 히다치 조선은 침략전쟁을 위한 살인 병기를 제조한 일본 기업 중 하나다.

1. 히다치의 개요




글로벌 명칭

Hitachi, 히다치

일본어

株式社日立製作所

(ひたちせいさくしょ

한국어

히다치제작소

영어

Hitachi, Ltd.

약칭

日立, 日製にっせい, HITACHI

설립일

192021

산업분야

전기기기

주요인물

창업자

구하라 후사노스케(창업)

오다이라 나미헤이(설립)

주요제품

및 서비스

컴퓨터, 통신장비, 철도차량, 가전제품 등

CEO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본사

일본 도쿄도 치요다구

직원

32725

(20143월말-연결)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54위로 전년(38) 대비 16계단 하락일본 기업 중 7

일본 최대 종합 전기메이커인 히다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HITACHI Inspire the Next’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다음 세대에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을 표현하는 것으로 다음 세대와 사회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히다치가 되겠다는 포부가 담겨 있다. ‘내부에 숨결을 부풀리거나 불어넣다외에 정신, 의식, 기운 등을 복 돋운다는 의미를 뜻하는 InspireNext 뒤 단어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시대, 아이디어, 제품, 시스템, 솔루션과 연계해 자유로운 상상과 생각을 공유하도록 했다.

이러한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전 세계 생산 및 판매 거점을 통해 해외에서 약 43%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히다치는 2012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에서 38위를 차지했으나, 201354위를 기록해 전년도 대비 16단계나 하락했으며, 일본기업 중 7위를 차지했다. 히다치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먼저 Inspire the Next를 기업정책으로 삼고 있는 히다치는 연결자회사 939, 지분법 적용회사 183개 등 총 1122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냉장고, 전철, 원전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히다치의 사업영역은 일반적으로 10개 분야이며, 정보통신, 전력, 산업, 공공도시교통, 전자장치 시스템, 건설기계, 고기능 재료, 자동차 장비, 부품장비, 금융서비스, 물류 및 서비스, 디지털 미디어 민생기기 등이다. 주요 사업을 보면 정보통신사업은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서버제조, 대형 일반기계, 컴퓨터 등의 제조판매 사업을 말한다. 전력사업은 발전기, 변압기, 전력설비, 증기터빈, 대형보일러 등과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산업분야는 히다치의 출발점인 전동기 모터 사업과 의약, 화학공장, 빌딩공조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공공도시교통 분야는 철도차량, 송전설비, 좌석 예약 시스템, 운행관리 시스템과 수질환경시스템사업이다. 또한 LCD, 반도체, 측정 및 분석장비, 의료기기 사업을 하는 전자장치 시스템 분야와 굴착기 해체, 분쇄기계, 금속 재활용 기계분야의 건설기계사업, 히다치화성공업, 히다치금속, 히다치전선 등을 중심으로 하는 고기능 재료사업이 있다.

닛산 자동차의 부품을 제조납품하는 자동차 장비산업과 산업용전지, 광학부품 등을 생산제조하는 부품장비산업도 집중육성하고 있다. 음향 및 영상기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사업과 히다치 제품을 운반하는 물류서비스 산업이 있다.

둘째, 히다치가 최근 발표한 2013년도 연결결산에서 영업이익이 23년 만에 과거 최고 이익을 기록했으며, 3년간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살펴보면 아래 표 2와 같다. 2011년 전년 대비 3.8% 증가했던 매출이 2012년도에 94107110만 엔(904378억원)으로 6.5%의 매출하락을 보였으나, 2013년에는 매출 96162200만 엔(961908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에 전년도 대비 7.3% 하락했으나, 201242202800만엔(42215억원)으로 2.4% 증가했다. 또한 지난 2013년에는 전년 대비 약 26.3% 증가했으며, 규모는 53281100만엔(53297억원)으로 2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순이익을 살펴보면 전년도 대비 45.3%의 증가를 기록했던 2011년도에 비해 2012년에는 17532600만 엔(17537억원)으로 49.5%의 하락율을 기록했으나, 2013년에는 26497500만 엔(2650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1.1% 증가했다.

2. 히다치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96162200만엔

(961908억원)

94107100만엔

(904378억원)

966588300만엔

(966878억원)

증감율

6.4%

-6.5%

3.8%

영업이익

53281100만엔

(53297억원)

42202800만엔

(42215억원)

41228000만엔

(41240억원)

증감율

26.3%

2.4%

-7.3%

순이익

26497500만엔

(26505억원)

17532600만엔

(17537억원)

34717900만엔

(34728억원)

증감율

51.1%

-49.5%

45.3%



▲히타치의휴머노이드로봇
▲히타치의휴머노이드로봇
셋째 지난해 히다치가 23년 만에 과거 최고의 영업이익을 기록 및 전년 대비 매출 6.4%, 영업이익 26.3%, 순이익 51.1%를 기록한 것은 인프라 시스템 그룹과 고기능 재료 그룹의 약진 때문이다. 인프라 시스템그룹은 중국의 승강기 사업, 영국의 철도 차량사업에서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약 43.1%363억 엔이 증가했다. 또한 자동차 전자 부품, 전기기기용 기능성 재료 등 고기능 재료 그룹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78.0%479억 엔이 늘어났다. 자동차 전자부품 분야는 해외 자동차 수요의 증가와 일본 내 소비세 증세로 갑작스런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히타치 본사는 일본에 위치해 있지만, 주요 사업부문이 현지에서 의사결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권한을 해외 본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예를 들어 정보통신사업은 히타치의 주요 고객과 경쟁사가 미국에 있으므로 미국으로 이관한다. 고속철도사업의 경우에는 영국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아 영국으로 옮기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히타치는 해외로 본사이전과 같은 글로벌 역량강화를 통해 2015년도 전체 매출 목표를 10조 엔(122조원)으로 잡았으며 이 중 해외매출을 50%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문어발 확장으로 계열사 이익 훼손되고 리스크 증대

히다치의 직원이 일본 국회 도서관 발주 정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이용해 업체 제안서, 견적서 등의 열람 및 검색하는 등 입찰 관련 내부정보를 부정 취득한 혐의로 사장을 비롯해 담당임원이 징계를 받았다. 또한 TV,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 부품에 사용되는 콘덴서의 판매와 관련해 9개사와 카르텔(담합)을 맺어 미국 독점 금지법위반 혐의로 법무부와 약 19500만 달러의 벌금지불에 합의했다. 미국 법무부는 GE 히다치 뉴클리어 에너지(GE Hitachi Nuclear Energy)가 미국원자력 규제위원회(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NRC)와 미국 에너지부에 허위 보고를 해 270만 달러(2914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으며, 회사는 이 같은 벌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업이익을 늘리기 위해 경쟁사와 담합하고 있는데, 히다치도 예외가 아니다.

히타치는 지난 1990년 이후 꾸준하게 매출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1996년 반도체 메모리 가격 급락으로 영업이익 10.6%, 순이익 37.7%가 감소했다. 1997년 역시 반도체 메모리 가격하락과 에어컨의 판매부진이 겹치면서 영업이익 29.7%, 순이익 96.1%가 급감했다. 그 결과 정보, 전자 및 가전, 전력, 산업 등을 중심으로 9700명을 구조조정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히다치가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과거 최대 적자를 기록했던 원인으로 1122개에 달하는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지적하고 있다. 한국와 일본의 대기업들이 사업의 효율성 증대와 리스크 헤징을 이유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오히려 계열사간 이익을 잠식하고 리스크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히타치도 글로벌 기업으로 재도약하고자 한다면 공격적인 사업확장보다는 내실을 다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