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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다운 매력 유지에 미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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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다운 매력 유지에 미래 달렸다

[포춘500] 미국(5) 애플(Apple)

[글로벌이코노믹=윤소정 기자] 혁신의 아이콘 애플(Apple Inc.)은 1974년 스티브 잡스 (Steven Paul Jobs, 1955~2011) 가 컴퓨터 제작 동호회인 ‘홈브류 컴퓨터 클럽’에서 HP직원이던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나 컴퓨터 판매사업을 기획한 것이 그 시초다. 1976년 잡스와 워즈니악이 완성한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 PC)‘애플 I’이 큰 인기를 끌면서 200여대를 판매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대량생산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에 1977년 1월 ‘애플컴퓨터’라는 정식 법인을 설립하고 여세를 몰아‘애플 II’를 출시해 대히트를 쳤다. 애플 II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컴퓨터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애플에도 암울한 역사가 있었다. 애플 II의 대성공은 분명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을 키운 획기적인 상품이었으며 애플컴퓨터의 성공을 견인한 히트작이었다. 그러나 1981년 경쟁사인 IBM이 PC시장에 뛰어들어 IBM외의 타 제조사 제품과도 완전히 호환되는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만들면서 애플컴퓨터의 기세는 눌리기 시작했다. 시장우위를 IBM에게 빼앗길까 봐 졸속으로 개발한 애플 III은 품질, 속도, 가격 모두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후 출시된 애플 III 플러스, 애플 리사 등도 연달아 혹평을 받으며 애플컴퓨터의 매출과 신뢰도는 점점 떨어졌다. 그나마 1984년 여러 우여곡절 끝에‘매킨토시’를 출시해 출판, 디자인, 교육 등 전문분야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당시 일반 개인PC 시장을 거의 독점한 IBM PC와 IBM 호환 PC의 인기를 넘어서진 못했다. 결국 1985년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개발 실패와 실적 부진의 이유로 본인이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잡스가 떠난 애플컴퓨터는 잡스가 스카우트한 전 펩시콜라 사장 존 스컬리(John Sculley)가 맡아 이끌었다. 스컬리는 만년 2위였던 펩시를 1위 기업으로 만든 마케팅의 대가이자 경영에 정통한 인물이었다. 스컬리는 정통파답게 당장 매킨토시의 라인업을 세분화하는 등 제품 다양화를 구축했다. 또한 1993년 세계 최초의 PDA ‘뉴턴’을 개발해 오늘날의 스마트 폰의 기능들을 탑재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나간 제품으로 시장의 공감을 사지 못했고, 가격도 당시 1000달러로 비싸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그 밖에도 1990년대에는 애플, IBM, 모토롤라가 공동 개발한 ‘파워PC’, 파워PC를 탑재한 ‘파워 매킨토시’등 여러 가지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큰 전환점이 되지는 못했다. 시장상황은 점점 애플에 불리한 방향으로 변해갔고 1995년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윈도우95’를 출시한 것이 애플에게 결정적인 위협이 되었다. 윈도우95는 IBM의 호환용 PC에 쓰이는 OS(운영체제)로 애플의 매킨토시에 버금가는 GUI OS환경을 제공하자 애플의 소비자들이 점차 이탈하기 시작했다. 결국 애플컴퓨터는1995년 4분기 8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최악의 경영상태로 치달았다.

벼랑 끝에 내몰린 애플의 구세주로 등장한 인물은 1985년 애플에서 쫓겨난 잡스였다. 잡스는 애플을 떠난 후 넥스트 컴퓨터(NeXT Computer Inc.) 를 설립했다. 애플컴퓨터는 성능적 한계에 달한 맥OS를 대체할 새로운 OS와 잡스의 경영능력이 필요했다. 결국 1997년 애플컴퓨터는 NeXT사를 인수하고, 스티브 잡스는 12년 만에 애플의 경영 컨설턴트로 복귀해 4억 달러의 흑자를 내는 업적을 세웠다. 잡스의 귀환의 애플의 회생에 절대적이었다. 잡스가 CEO로 복직한 2년 동안 애플의 자본은 20억 달러에서 160억 달러로 8배나 증가했다. 이후 1998년 ‘아이맥 G3’을 출시해 흑자 전환에 성공, 2000년 새로운 OS‘맥 OS X’발표, 2001년 MP3 플레이어‘아이팟’ 출시, 2003년 온라인 유로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아이튠즈 스토어’오픈 등 잡스의 주도하에 애플은 혁신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IT업계에서 전설로 남을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았다.

2007년 스마트 폰 ‘아이폰’을 출시하며 애플의 성공신화는 정점을 찍었다. 컴퓨터회사로 시작했던 애플컴퓨터는 2007년 사명을‘애플’로 변경하고 디지털 시장의 트렌드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최강기업으로 군림하게 된다. 2010년 출시한‘아이패드’는 태블릿 PC의 대명사가 되었고, 전 세계 수많은 애플 팬보이를 양산하며 애플은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2011년 10월 애플의 창조주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사망했고, 2011년 8월 CEO로 취임한 팀 쿡의 애플이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다.



표 1. 애플의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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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컴퓨터 산업이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콘텐츠로 이동할 것이라는 흐름 감지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애플TV 등 진보된 인터넷 시대 대응한 H/W+S/W+콘텐츠 결합체 만듬

애플은 IT분야의 최고 기업임은 물론 전 세계 전 산업 분야를 아울러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포브스가 선정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1위, 2014년 시장가치가 가장 높은 기업 1위 모두 애플이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매년 포브스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2000대 기업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15위를 차지했다. 애플의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지난해 20위에서 2014년 22위로 두 단계 떨어진 반면, 애플은 삼성보다 7단계나 높은 순위에 랭크된 것이다. 애플의 경영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업부문의 특징, 매출과 영업이익, 경쟁력 등을 분석했다.

먼저 애플의 사업부문은 크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하드웨어 제품군부터 살펴보면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PC,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스마트 TV 등 다양하다. 애플컴퓨터는 맥(Mac)이란 브랜드명을 쓰며 데스크탑 아이맥(iMac), 일반소비자용 가정용 PC 맥 미니(Mac mini), 노트북 맥북(Macbook), 전문가용 노트북 맥북프로(MacBook Pro), 휴대성을 강조한 맥북에어(Macbook Air)가 있다. 컴퓨터 회사로 시작한 애플은 컴퓨터 제품의 경우 타겟을 일반소비자, 전문가, 교육용 3개 시장으로 주요 대상으로 공략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애플은 컴퓨터 이외의 다양한 휴대용 개인 디바이스를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이때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상품들을 내놓으며 IT업계 대혁명을 일으켰다. 2001년 발표한 아이팟(iPod)은 2010년 기준으로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이 2억 7500만대를 넘어서며 시장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막강한 파워를 보여줬다. 기존의 MP3 플레이어가 플래시메모리를 사용한 것과 달리 아이팟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탑재해 ‘1000개의 노래가 내 호주머니에’라는 당시 광고 슬로건처럼 엄청난 양의 음악을 저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아이팟이 성공한 것은 단순히 하드웨어 스펙이 우수해서가 아니다. 아이튠즈(iTunes)라는 온라인 뮤직스토어가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다. 기존에는 CD의 음악을 MP3 파일로 일일이 변환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했지만 아이튠즈에 아이팟을 동기화하면 아이튠즈의 음악을 그대로 다운 받을 수 있다. 타사들이 단순히 하드웨어적인 부가기능 개발에 열을 올릴 때 애플은 사용자의 편의성에 대해 고민하고 콘텐츠 생태계 개발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아이튠즈는 아이팟이 없는 사람들도 컴퓨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유료 음원 구매/관리 서비스로 애플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제품이 되었다.

아이팟 기능에 전화, 카메라, GPS, 무선인터넷 기능 등을 부가한 것이 아이폰이다. 아이팟은 이처럼 아이폰(iPhone)과 아이패드(iPad)의 모태이자 애플이 컴퓨터를 넘어 다양한 H/W, S/W 사업으로 확장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현재 애플의 가장 핵심 사업부문이 스마트폰의 대명사 ‘아이폰’과 태블릿 PC로 또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한 것이 ‘아이패드’ 다. 더불어 아이팟 터치,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구동되는 모바일 운영체제 ‘iOS’, 매킨토시 전용 운영체제 ‘Mac OS X’, 애플의 클라우드 컴퓨팅 온라인 서비스 ‘iCloud’ 를 비롯해 iMovie, iPhoto, iTunes, iWork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거나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무료로 탑재해 제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부문은 앱스토어로 애플은 특히 게임 응용 프로그램 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둘째, 최근 3년간 애플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은 아래 표2. 애플의 주요지표처럼 증감률이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이 최근 3년간 가장 급격한 성장을 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2013년 실적이 저조해 보이는 것이다. 2011년 전 세계 스마트 폰 출하대수는 4억 9440만대에 불과했지만, 2년 만에 2배로 증가해 2013년에는 10억대를 초과했다. 2010년 아이패드 출시 이후 애플의 2011~ 2012년 매출은 각각 66%, 44%로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증가폭은 무려 80%대, 60%대를 기록했다.

2013년 4분기만 해도 판매 실적은 아이폰 5103만대(전 분기 +7%증가), 아이패드 2604만대(+14%), 맥 484만대(+19%)로 특히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역대 분기별 판매에서 최고실적을 냈다. 아이폰의 경우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아이폰 5s가 잘 팔렸으며, 신흥국에서는가격이다소인하된구모델들의수요가커현재까지의아이폰판매실적중최고를기록했다. 2013년 한 해 동안 애플의 영업이익은 489억 9900만 달러(약 50조524억원), 순이익은 370억 3700만 달러(약 37조 8332억원)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이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2013년 영업이익 36조 7850억원, 순이익 30조 4750억원과 비교해도 훨씬 높은 수치다.



표 2. 애플의 주요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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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사람들이 이토록 애플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전 세계 수많은 애플 매니아들 소위‘애플 신도’들이 애플의 신제품 출시일에 8~10시간 줄을 서가면서까지 사게 만드는 애플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심플하고 미려한 디자인, 직관적인 조작법, 천재적인 괴짜 혁신가 스티브 잡스, 미래의 트렌드를 한발 앞서 내다보고 늘 최초의 혁신제품을 만들며 시장을 선도한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지위 등은 아마 수도 없이 회자되어왔을 것이다. 애플의 경쟁력은 우수한 제품에 기반한 매력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애플의 신념/혁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강력한 신뢰와 로열티, 사고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발상과 기업 문화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애플은 한마디로 마케팅의 대가다. 애플은 어떻게 하면 가장 매력적인 방법으로 자사의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를 잘 안다. 일례로 아이패드의 신제품 발표 시 스티브 잡스는 아이패드를 노란 서류봉투에서 꺼내어 선보였다. 아이패드의 강점인 얇은 두께와 가벼운 휴대성이란 특징은 논리적인 설명 없이도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고, 소비자의 마음을 한번에 매혹시켰다. 강렬하고 매력적인 프리젠테이션, 캐주얼한 분위기지만 고도로 연출된 흥미진진한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늘 이슈가 되었고, 전 세계 애플 매니아들은 시차가 달라도 신제품 발표회를 실시간 영상으로 함께 즐긴다.

애플 스스로도 '이벤트'라고 일컫는 신제품 발표회는 보통의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에 그치는제품홍보행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소비자들이 항상 고대하며 기다리는 즐거운 이벤트로 만들어버렸고, 잡스와 팀쿡의 키노트를 통해 사람들은 애플의 새로운 혁신 제품과 진보된 미래를 만나고 싶어한다. 애플의 이벤트는 소비자들과 쌍방으로 활발하게 교감하는 통로이자 애플이 돈 한푼 들이지 않아도 애플 매니아들이 이벤트 영상을 공유하며 전 세계로 확산시키니 광고효과까지 톡톡히 누리는 애플만의 독특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되었다.

또한 애플은 제품의 만족도가 높은 것은 물론 애플과 애플 소비자들간의 독특한 연대감, 애플에 대한 신뢰에서 나오는 강력한 브랜드 로열티는 타사가 흉내 낼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품질, 성능이 우수한 제품은 타사에도 많으며 스마트 폰 개발기술이 평준화된 요즘에는 획기적인 혁신 제품들도 금방 모방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애플 고객들이 유독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이유는 소비자들이 애플의 신념, 철학에 매료되어 구매를 하기 때문이다. 타사처럼 더 많은 제품을 팔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애플이라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제품을 만들며, 현 상태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도전하고 혁신하는 기업이라는 확고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비전은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항상 실제로도 제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소비자들은 만족시켜왔다. 이 때문에 한번 애플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영원한 애플의 팬보이가 된다. 한가지 예로 2002년경 스티브 잡스는 휴대전화, 업무용 블랙베리, MP3를 각각 따로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언젠가는 이 3개를 모두 통합한 기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 애플은 스스로 직접 그 기기를 만들어냈다. 바로 2007년 개발한 스마트 폰인 아이폰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우리의 일상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함은 물론 IT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진정한 오픈 통해 생산자, 소비자가 자유로운 소통과 경쟁 통해 공생하는 혁신 이뤄야


애플은 21세기에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IT 전자 분야에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로 미래 산업 환경을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애플의 미래는 어떨까? 당분간은 앱스토어의 독보적인 선전과 향후 출시할 아이폰 6, 애플 TV, 아이워치(iWatch) 등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아 여전히 IT업계의 최상 기업으로 잔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된다. 그러나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과 진보를 이어가려면 현재의 전략에서 몇 가지 수정이 필요하다.

먼저 스마트폰은 이제 생활필수품이 되어 범용화되었다. 사람들이 점점 비싼 돈을 주고 스마트 폰을 사려 하지 않는다. 저가 스마트 폰 경쟁, 저가 태블릿 경쟁이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 애플 등이 고가 폰만을 고집하는 사이 중국에서는 여러 현지업체들이 저가 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2년 1000위안(약 17만7000원)대의 스마트 폰을 제조하는 기업이 313개에 불과했지만, 2013년 9월 기준으로 376개로 늘어났다. 세계1위 인구대국인 중국에서 입지를 빼앗긴다면 제아무리 애플신화의 아이폰이라 해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세계 2위 인구를 보유한 인도도 최근 급격하게 성장한 경제 덕분에 스마트 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인도에도 삼성전자, 애플 등이 고가의 스마트 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고가의 스마트 폰을 구매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다. 이 틈새를 비집고 수백 개에 달하는 인도 현지업체와 필립스, 노키아, 블랙베리 등 외국계 업체들이 저가의 스마트 폰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농촌지역에서 스마트 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다.

저가가 대세로 바뀌는 양상은 태블릿 시장도 마찬가지다. 2013년 태블릿 PC 시장의 수요는 소형 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형성되어 화이트 박스(white box: 브랜드가 없는 저가형 태블릿 PC) 제품이 신흥 시장에서 꾸준하게 성장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의 2013년 시장 점유율은 16.8% 감소했다. 태블릿의 성장률은 신흥 시장에서는 145% 고성장을 기록한 반면, 성숙 시장에서는 31%에 그쳤다. 애플이 현재 아이패드 미니의 점유율이 증가함에 따라 고가 태블릿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지만, 스마트 폰의 저가 경쟁에 이은 태블릿 저가 경쟁에 대비해 가격과 제품 라인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애플은 자기 안의 혁신과 완벽에 갇혀서는 안 된다. 애플이 창사 이래로 컴퓨터, PDA, 스마트폰, 태블릿 등 수많은 공전의 히트작을 내놓으면서 인간생활에 진보와 기술 혁신을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혁신의 이면에는 애플만의 닫힌 체제와 단절이 있다.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단일한 생산라인을 통해 애플의 폐쇄적인 시스템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한다. 신기술과 혁신성은 늘 오픈 마인드로 수용해온 애플이지만 정작 자신들의 제품들은 철저한 단일 체제로 만들었다.

이러한 배타성은 독점으로 연결되기 쉬우며 인터넷 시대의 상호 호환성이라는 가치와 아키텍처를 위협한다. 또한 역대 애플의 히스토리나 제품 포트폴리오의 역사를 분석해봐도 비호환용 제품으로 IBM에게 시장의 지위를 빼앗겼던 것처럼 오픈 체제를 완벽히 구현하는 경쟁사가 나타난다면 또다시 위기에 빠질 수 있다. 제품의 활용과 호환, 애플 기기에서도 타사의 소프트웨어 제품을 마음껏 쓸 수 있도록 개방한다면 더 많은 소비자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애플에게도 희망은 있다. 애플 아이폰 개발 당시 기기개발에 집착하기 않고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 이용자, 생산자 모두에게 오픈한 경험이 있다. 애플은 모바일 콘텐츠 장터를 제공해주고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 사고팔고 경쟁하게 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자연스레 양질의 우수 애플리케이션들만 살아남으며 S/W시장도 질적으로 발전하고 생산자, 이용자, 운영자 모두가 함께 크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공동 혁신의 가치와 경험을 살려 미래에도 유의미하고 한 차원 높은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이 애플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애플에 기대하는 철학과 이를 실현하는 오너와 제품에 대한 기호성이 뚜렷하다.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고 팀쿡의 애플 체제로 변환한지 2년 반이 넘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팀쿡의 애플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꽤 많다. 팀 쿡은 애플의 CEO를 맡기 전에 최고운영책임자(COO)였다. 그는 운영가로 세부사항 컨트롤 하는 것에는 유능하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는 잡스보다 서툴다. 하지만 애플에게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해나가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기회를 찾아내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 괴짜 천재는 이제 사라졌다. 잡스는 돌발행동에 고집스러운 면도 많았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선견지명이 특출 났고, 자신이 말한 비전을 항상 실행해온 혁신가였다. 또한 사람들이 원하는 미디어 감수성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제품으로 실현시켰기 때문에 수많은 애플 팬들을 양산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애플다운 매력이 최근에는 점점 반감되어 가고 있다. 사람들은 잡스가 없는 애플이 획기적인 상품을 계속 내놓을 수 있을지 의심하기 시작했고, 설레임으로 고대하던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는 매번 제품 정보유출로 기대감과 신비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잡스는 신제품 발표까지 늘 철저한 보안 하에 행사 당일 극적인 프리젠테이션으로 제품의 매력도를 높인 것과는 상반된다. 애플은 브랜드 매력도도 높은 기업인 만큼 애플다움을 잃고 평범한 회사로 전락한다면 분명 이탈하는 고객들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애플은 잡스의 DNA를 어떻게 계승하고 애플다운 매력을 유지하며 혁신하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