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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모토로 계열사 역량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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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모토로 계열사 역량 집중

[포춘500] 한국(4)–SK홀딩스

[글로벌이코노믹=김영호 기자] 한국의 기업역사는 재벌의 역사와 일치하며, 일본의 강압적 식민지 지배시대에서 연원이 시작된다. S그룹의 기원인 선경직물은 1939년 조선의 선만(鮮滿)주단과 일본의 경도(京都)직물이 합작해서 설립된 회사다.

해방 당시 이 회사에 근무하던 SK그룹의 창업주 최종건 회장이 1953년 정부로부터 선경직물을 불하 받으면서 SK그룹의 역사는 시작됐다. 1980년 선경은 1962년 설립된 대한석유공사를 인수했다. 1998327일 현재와 같은 SK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고 20076월 에스케이 홀딩스(이하 SK 홀딩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재벌의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주회사 설립을 요구했고, 기업들도 어쩔 수 없이 따랐다.
SK홀딩스의 주요 사업은 자회사의 주식이나 지분을 통해 자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고 경영을 지도하는 지주사업이다. 계열사로는 에너지와 화학 분야의 SK이노베이션·SK케미칼 등 29개 기업, 정보통신 분야에는 SK텔레콤24개 기업, 건설·물류 분야의 SK네트웍스21개 기업 등 총 81개의 기업이 있다. 2013년 글로벌 포춘 500대 기업 중 57, 한국기업 중 2위를 차지했다. SK홀딩스의 기업개요는 표 1과 같다.

1. SK 주식회사의 개요




글로벌 명칭

SK Holdings Co Ltd

중국어


한국어

에스케이 홀딩스

영어

SK Holdings Co Ltd

약칭



설립일

19621013

산업분야

다각기업소유

주요

인물

설립자



주요제품

및 서비스

에너지 & 화학, 통신,

반도체 등

Chairman & CEO

태원

본사

서울

직원

108(2014331,지주회사)



SK홀딩스는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켜 추진하는 모습을 올해에도 활발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를 살펴보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공략 진출에 계열사의 핵심 역량을 모으고 있다. 석유화학과 에너지 분야에 강점이 있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케미칼, SK C&C, SK네트웍스 등 각 분야의 장점을 통합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그룹은 따로 또 같이라는 구호로 계열사의 사업을 조율하고 있다. SK홀딩스가 이끌고 있는 SK그룹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각 부문별 특징, 경쟁력,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을 살펴봤다.

첫째, SK그룹은 세계 최고의 에너지 관련 기업이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른 계열사 중 SK이노베이션이 대표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고유의 초고점도지수(VHVI, Very High Viscosity Index)의 윤활기유 공정기술을 개발해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기술로 프리미엄 윤활기유와 고품질 윤활유를 생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윤활기유 탈왁스(De-wax) 촉매를 독자 개발함으로써 고급 윤활기유 생산을 위한 전 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관련 기술은 현재 울산CLX3LBO 공장에 적용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와 스페인 공장에도 적용 중이다.

올해 1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등과 합작해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중국 공략에 나섰으며 베이징 현지에 올해 말까지 연간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만드는 둥 중국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산공장에 전기차 1만대에 공급 가능한 200MWh 규모의 양산 설비를 갖춘 생산라인 증설이 올해 1분기 완료됐다. SK케미칼은 최근 일본 데이진과 합작해 이니츠를 설립해 금속을 대체할 경량화 소재인 PPS(폴리페닐렌 설파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PPS는 무게가 가벼울 뿐만 아니라 내열성과 내화학성이 우수하다.

2. SK홀딩스의 주요지표


구분

2013

2012

2011

매출

1117773억 원

1195186억 원

-

증감율

-6.4%

-

-

영업이익

36152억 원

45670억 원

-

증감율

-20.8%

-

-

순이익

11449억 원

26308억 원

-

증감율

-56.5%

-

-



둘째, SK주식회사의 작년 실적은 2012년에 비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급감했다. 매출은 표2에서와 같이 2013년 약 111777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약 6.4%가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3년 약 361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8% 감소했다. 또한 순이익은 2013년 약 11449억 원으로, 전년대비 약 56.5%나 감소했다. 매출의 감소폭보다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감소폭은 더욱 커 미래사업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석유제품의 수요 감소와 국내외 경쟁 심화 등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를 살펴보면 올해에 들어서도 석유제품의 소비수요는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20143월 누적 석유제품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0.1% 줄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안정세와 차량등록대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휘발유, 경유 등 수송용 수요 및 산업용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는 했지만 그러나 LPG차량 감소에 따른 LPG소비 감소, 및 도시가스 보급 및 보일러등유 폐지 등 다른 연료로 전환됨에 따라 난방용 등유 소비 감소, 중질중유 등 비수송용 유종 소비감소 등 전년과 대비해 수요가 감소했다.

SK에너지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20141분기 말 누적기준 1178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525억원의 영업이익이 발생했다. 하지만 20134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업황이 점차 개선됨에 따라 20141분기에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Refinery 운영을 통해 시너지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고 Trading 사업 강화, 글로벌 시장 허브 구축 등의 지속적인 사업구조 개선을 추진 중에 있다. 구조조정을 위해 작년 7월에는 인천 CLX와 트레이딩 사업부를 각각 SK인천석유화학SK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 인적 분할했다.

셋째, SK홀딩스의 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SK그룹의 사업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SK계열사들은 에너지와 통신에 주력하고 있다. 에너지는 SK에너지, SK이노베이션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SK에너지는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자동차산업의 핵인 전기자동차 배터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메이저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맺어 다양한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 중에 있다. 독일 다임러 그룹의 미쓰비시 후소(Mitsubishi Fuso) 하이브리드 트럭 및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 전기 슈퍼카의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었고 북경 전공과의 합작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화를 가속하고 있다.

통신사업은 적극적인 M&A로 국내시장을 50%이상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2위업체인 KT, 3위 업체인 LG U+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SK텔레콤 만의 강점은 사라지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시장의 경험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했지만 실적은 초라하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이윤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을 개발하는 기회조차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정부의 규제와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통신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진출이 결정되는 순간 국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에너지와 통신 모두 국내 1위 사업자라는 자만 속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해 로컬 기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이라는 과제를 해결하는데 애로를 겪을 것으로 판단된다.

윤리경영 하지 않는다면 그룹해체 가능성도

지난 227일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이 계열사의 등기·비등기 임원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오너의 지배구조가 강한 국내 대기업의 경영관행을 감안하면 이에 따른 경영공백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전문가들은 머지않은 장래에 SK그룹의 소유·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전혀 새롭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유사한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오너 리스크가 SK그룹의 성장에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부상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032월에도 워커힐호텔 주식 변칙증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수감 7개월 만에 병 보석으로 풀려났다. 항소심과 상고심 형량은 징역 3, 집행유예 5년이었다. 이때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수감된 이후 신규사업 진출, 대규모 인수합병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에도 STX에너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가 9월 항소심 선고가 나온 뒤 인수의향을 철회한 바 있다. SK에너지 또한 지난해 11월 호주의 유나이티드 페트롤리엄 지분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하려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SK 이노베이션의 경우 최 회장의 범죄행위와는 관련이 없지만 자회사 SK에너지 주식회사의 계열회사 부당지원과 주유소 원적관리 합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이 부과됐으며, 자회사 SK종합화학 주식회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에 대한 서울본부세관의 과태료 부과가 있는 등 그룹사 전체가 각종 법 위반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SK그룹이 기존의 경영관행을 포기하고 윤리경영을 하지 않는다면 그룹 오너의 다양한 비리행위로 인해 그룹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LIG그룹의 전철을 밟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벌기업의 비리행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이 예전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