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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채권, '월드컵 멍석' 깔아줘도 "안 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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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채권, '월드컵 멍석' 깔아줘도 "안 떠요"

재정·국제수지 악화·헤알화 하락…수익률에 악영향

[글로벌이코노믹=장애리 기자] “(경제)체력이 약하니 멍석을 깔아줘도 뜨질 못하네요.”

‘월드컵 특수’로 브라질채권 값 상승을 기대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한숨을 쉬고 있다. 월드컵으로 인한 관광객 유입, 해외투자 유치, 내수진작 등 브라질 경제가 특수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경기 회복세로 이어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월드컵이 되려 악재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 상황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라질의 월드컵 개최가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기가 받쳐 주지 않는 상황에서 월드컵 준비를 위한 재정투입 등이 향후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정점을 찍었던 브라질 경제는 지난해부터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원/헤알화 환율 하락 ▲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5월 현재 브라질 기준금리는 11.0%다. 지난 2013년 3월 7.25%에서 9번 인상된 후 1년2개월 만에 동결됐다. 브라질 당국은 물가 안정을 위해 연내 추가로 기준금리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헤알화(BRL)의 가치도 하락세다. 원/헤알 환율은 지난 5일(종가기준) 448.6원을 기록했다. 2011년 6월 687.7원, 지난해 6월 531.6원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신용평가사 S&P는 최근 브라질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1단계 강등한 'BBB-'(투자적격 등급 중 최하위) 로 강등했다.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던 브라질채권 투자자들이 되려 ‘손실’을 우려하는 배경이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채권은 월드컵 특수를 보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올림픽, 월드컵처럼 국가적인 행사는 개최 준비를 위한 재정 투입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준비를 위한 재정 투입, 월드컵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시위 영향에 GDP에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투자자는 “월드컵, 올림픽 등 큰 국가적 이벤트를 생각하고 브라질 채권 투자를 결정했었다”며 “시장에서는 펀더멘탈(경제 기초체력)이 받쳐주지 못해 월드컵 멍석을 깔아줘도 뜨질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986년 멕시코월드컵부터 2010년 남아공월드컵까지 총 7개국의 경제성장률은 월드컵을 기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브라질 경제가 속해있는 신흥 개최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월드컵 종료 2~3분기 이후에도 이전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월드컵 기대감이 채권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단언할 순 없다"면서도 "다만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파르게 증가했던 투자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 역성장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