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문화가 발달된 만큼 아이들이 음주에 노출되는 시기도 빨라서 15~17세 청소년 50% 이상이 음주를 즐기며, 어른들은 이런 모습을 나무라지 않을 정도로 관대하다. 19세기 초 영국이 아일랜드를 통치할 때 아일랜드인을 ‘게으른 술주정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초기 정책은 형식적으로 이루어져 음주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후 ‘국가알콜전략 테스크포스(Task Force)’를 발의하면서 알콜 통제 정책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음주운전 단속을 강화했으며, 주점 내에서는 금연정책을 펼쳤다.
그리고 주류 전문 판매점 제도를 통해 청소년의 알콜 접촉을 차단하고, 주류 판매시간을 제한해 음주량을 줄여갔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일랜드의 알콜 소비량은 급격히 감소했으며, 그로 인한 사회문제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에 탄력을 받은 아일랜드 정부는 최근 국민들이 마시는 알콜의 양을 통제하는 법안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법안 마련을 위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의 22%만이 알콜 소비의 통제에 찬성했다. 국민의 음주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정부의 생각이 아직은 시기상조였던 것이다.
45세 이상 시민 중 57%가 반대했으며, 18~24세 젊은이 72%가 정책이 실패할 것이라고 답했다. 25~34세는 62%, 35~44세는 59%가 법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국립의료기관의 의학자들도 ‘알콜 통제 법안’에 대해 알콜 남용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전히 아일랜드의 알코올 소비와 음주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두를 경우 부작용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천천히, 느긋하게, 꾸준하게 알콜 소비 감소정책을 시행한다면 머지않아 국민들의 알콜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