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원자재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의 반등세가 눈에 띈다. 농산물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 GSCI Agriculture Index(TR)는 연초 이후 6.2% 상승했으며, CRB Food Index도 7.1% 상승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상품 모두 최근 3년 간의 최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 개인소득 증가 및 도시화 진행으로 중국 육류소비가 증가세를 보이며 사료용 곡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두 자급률이 1995년 100%에서 2014년 현재 약 20%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신흥국의 곡물 수요도 늘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의 등장으로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 공급국가의 수출정책이 아닌 수입국의 수요 증가가 향후 식량 수급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변수로 부상했다. 따라서 신흥국이 앞으로 식량 수입을 더 늘린다면, 농산물 수급은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2018년까지 26.1억 명에서 27.5억 명으로 1.3억 명 증가하며 아시아 인구 증가를 견인할 것이며, 인도의 인구가 `2028년 중국을 추월하며 향후 소비의 축은 인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도는 종교ㆍ문화적 이유로 육류 소비 비중이 낮지만, 경제 성장, 소득 증대, 문화의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 등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시장이 제한적인 공급 시장이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토지는 제한적이며, 도시화가 농작지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UN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의 도시화 비율은 12년 현재 51.8%와 31.7%로 EU(74%), OECD 회원국(80%)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향후 도시화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2025년 63%로, 인도는 40%로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 두 국가에서 도시화의 진척이 지속될 것이다.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은 식량 가격의 완만한 상승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곡물을 생산하는 데에는 디젤유가 많이 쓰이고, 운송 및 물류 비용이 유가의 영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은 곡물가격 생산원가를 상승시킨다. 농산물 생산이 기계화되고 대형화 되면서 과거대비 유가의 영향이 커진데다, 국제유가가 장기 상승추세를 기록함에 따라 농산물 생산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2006년과 2013년 사이 미국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21% 상승했으며, 식품부문 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부문은 의료서비스 부문에 불과했다.
현재 곡물 가격은 안정적인 수급전망을 바탕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옥수수 가격, 지난 12월간 37% 하락). 13/14년 세계 곡물 시장은 공급 증가율이 소비 증가율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농산물 시장의 공급 증가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언급되었다.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확장은 한계상황에 도달했으며, 생산비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바닥권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 기상이변, 수요 펀더멘털의 변화, 도시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 에너지 가격의 상승 등을 참고할 때. 장기 투자전략으로서 농산물 투자 진입 시점으로 판단된다.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F로는 ‘삼성 KODEX 콩선물 ETF’와 ‘미래에셋 맵스 TIGER 농산물선물 ETF’가 있으며, 운용수수료는 각각 0.68%, 0.78%로 액티브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미국 시장에는 농산물에 투자 가능한 ETF(ETN)은 총 20개 이상이 상장되어 있다. 기초자산으로는 농산물 시장 전체, 식품, 곡물, 개별 상품, 소프트 상품 등이 있어, 국내 ETF 대비 기초자산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투자 형태도 레버지지, 롱, 숏 등 다양한 방향으로 투자 가능하다.
손동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글로벌자산전략팀 책임연구원(02-6114-1662 dh.shon@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