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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장기 투자전략으로서의 농산물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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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장기 투자전략으로서의 농산물 투자

국제 곡물가격은 2012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해 오고 있다. 곡물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요인은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의 생산호조에 따른 공급량 증가이며, 이러한 전망이 주요 곡물의 기말재고율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국제 곡물가격은 2012년 고점 이후 각각 옥수수 -32.0% 대두-2.5% 소맥 -31.9%를 기록했으며, 설탕, 커피 등의 소프트 상품의 가격도 동 기간 각각 23.2%, 17.1% 하락하며 원자재 상품 중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의 반등세가 눈에 띈다. 농산물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 GSCI Agriculture Index(TR)는 연초 이후 6.2% 상승했으며, CRB Food Index도 7.1% 상승하며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 상품 모두 최근 3년 간의 최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최근 농산물 가격 반등의 배경에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곡물 주요 생산국인 미국을 비롯하여, 소프트 상품(커피, 설탕, 코코아 등)의 최대 생산국인 남미 브라질 주변 지역에서 가뭄 이슈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또한 2012년 이후 장기간 하락세가 지속된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투기적 수요로 유입된 것도 한 몫 했다. 그 동안 기상이변은 농산물 가격의 급등을 이끌었던 핵심 요인이었으며, 과거 2007년, 2010년, 2012년 곡물가격 급등세를 통하여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 기상이변에 따른 농산물 가격의 급등시기는 약 7-8년의 주기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주기는 2-3년으로 짧아졌다.

2000년대 이후 개인소득 증가 및 도시화 진행으로 중국 육류소비가 증가세를 보이며 사료용 곡물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대두 자급률이 1995년 100%에서 2014년 현재 약 20% 초반으로 떨어지는 등 신흥국의 곡물 수요도 늘고 있다.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의 등장으로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 공급국가의 수출정책이 아닌 수입국의 수요 증가가 향후 식량 수급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줄 변수로 부상했다. 따라서 신흥국이 앞으로 식량 수입을 더 늘린다면, 농산물 수급은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인도의 인구가 2018년까지 26.1억 명에서 27.5억 명으로 1.3억 명 증가하며 아시아 인구 증가를 견인할 것이며, 인도의 인구가 `2028년 중국을 추월하며 향후 소비의 축은 인도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인도는 종교ㆍ문화적 이유로 육류 소비 비중이 낮지만, 경제 성장, 소득 증대, 문화의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도시 중산층을 중심으로 육류, 유제품, 가공식품 등의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 시장이 제한적인 공급 시장이라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토지는 제한적이며, 도시화가 농작지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UN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의 도시화 비율은 12년 현재 51.8%와 31.7%로 EU(74%), OECD 회원국(80%)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향후 도시화 비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2025년 63%로, 인도는 40%로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인 두 국가에서 도시화의 진척이 지속될 것이다.

원자재 가격의 전반적인 상승은 식량 가격의 완만한 상승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곡물을 생산하는 데에는 디젤유가 많이 쓰이고, 운송 및 물류 비용이 유가의 영향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국제유가 상승은 곡물가격 생산원가를 상승시킨다. 농산물 생산이 기계화되고 대형화 되면서 과거대비 유가의 영향이 커진데다, 국제유가가 장기 상승추세를 기록함에 따라 농산물 생산 비용이 증가한 것이다. 2006년과 2013년 사이 미국 식료품 물가상승률은 21% 상승했으며, 식품부문 물가 상승률을 상회한 부문은 의료서비스 부문에 불과했다.

현재 곡물 가격은 안정적인 수급전망을 바탕으로 약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이다(옥수수 가격, 지난 12월간 37% 하락). 13/14년 세계 곡물 시장은 공급 증가율이 소비 증가율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농산물 시장의 공급 증가는 이미 시장에 충분히 언급되었다.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생산 확장은 한계상황에 도달했으며, 생산비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바닥권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일련의 변화들, 기상이변, 수요 펀더멘털의 변화, 도시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 에너지 가격의 상승 등을 참고할 때. 장기 투자전략으로서 농산물 투자 진입 시점으로 판단된다.
농산물은 변동성이 높은 상품으로,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간 적립을 통한 투자가 바람직하다. 농산물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은 크게 펀드,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 미국에 상장된 미국 ETF에 적립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 관련 펀드는 대표적으로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증권투자신탁’, ‘미래에셋 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투자신탁’, ‘신한 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등이 있으며, 이들 펀드는 대표적인 글로벌 농산물 지수에 연계된 장외파생상품과 및 유동성 자산에 투자되는 펀드로, 농산물 관련 기초자산에 투자하기에 바람직하다.

국내에 상장된 농산물 ETF로는 ‘삼성 KODEX 콩선물 ETF’와 ‘미래에셋 맵스 TIGER 농산물선물 ETF’가 있으며, 운용수수료는 각각 0.68%, 0.78%로 액티브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미국 시장에는 농산물에 투자 가능한 ETF(ETN)은 총 20개 이상이 상장되어 있다. 기초자산으로는 농산물 시장 전체, 식품, 곡물, 개별 상품, 소프트 상품 등이 있어, 국내 ETF 대비 기초자산이 매우 다양하다. 또한 투자 형태도 레버지지, 롱, 숏 등 다양한 방향으로 투자 가능하다.

손동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글로벌자산전략팀 책임연구원(02-6114-1662 dh.shon@hdsr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