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2014 모바일 산업의 향방…MWC 결산

공유
0

2014 모바일 산업의 향방…MWC 결산

지난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는 세계 모바일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볼 수 있게 해주었다.

▲ 통신사업자들의 살길은?


"단순한 파이프 사업자로 머물 것인가 더 나아갈 것인가"

우선 통신사업자들에게는 이와 같은 고민이 생겼다.

통신사업자들이 광대역 통신망에 거대한 비용을 투자하고도 회수하지 못하는 동안에 인터넷기업들은 통신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은 통신망으로 거대한 수익을 올려왔다.

이에 세계 통신업계의 공룡들은 MWC 최초로 통신업체가 아닌 인터넷기업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를 기조 연설자로 초청해서 귀를 기울였다.

마크 저커버그는 기조 연설에서 "사람들에게 인터넷 액세스를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들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가 강연을 하던 스페인 MWC에서 국내 이동통신3사(KT, SK, LGU+)는 저마다 앞 다투어 세계 최고의 빠른 속도를 선보였다.

그리고 그동안 한국에서는 '2.26대란'이라는 이통3사의 휴대폰 보조금 과열현상이 일어났다. 보조금 과열현상이 일어났던 지난 2월 한달 간 하루평균 번호이동건수만 4만1천47건이었다.

통신사들이 휴대폰 보조금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을 서로 뺏고 뺏기며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동안 중국은 급격히 부상하고 있고, 국내는 새로운 서비스의 부족과 진흥 정책의 부재로 어려움 속에 처해있다.

페이스북, 왓츠앱 등 인터넷기업들의 부상과 함께 이제 이동통신사들은 보조금과 속도 경쟁이 아닌 덤파이프(Dumb Pipe, 부가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는 단순한 네트워크)를 벗어나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 중천에 뜬 태양, 스마트폰 시장 … 레드오션 속으로


"세계가 주목한 스마트폰, 그러나 혁신은 없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5는 기존 갤럭시S4에 비해 새로운 기술의 추가와 성능의 업그레이드는 있었지만 깜짝 놀랄 만큼 혁신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가운데 스페인에서 대대적으로 소개된 삼성의 이 야심작은 '애플과의 싸움에서 1위를 지키기에 충분한가' 라는 의문과 함께 삼성이 이제 혁신의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생각을 남겼다.

그리고 레노버, 화웨이, LG전자, ZTE 는 치열한 3위 싸움을 예고했다.

자체 브랜드로 한계를 느낀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인수하는 한수 위 전략으로 작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6%를 점하면서 3위를 기록했다.

이제 레노버는 모토로라를 징검다리 삼아 중국을 벗어나 미국시장 등 세계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4.9%로 4위를 기록한 화웨이의 CEO 에릭 수는 미국 시장에 프리미엄 신제품을 다수 출시하는 등 3위 전쟁에서 승리할 계획을 밝혔다. 레노버와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의 거침없는 질주에 시장점유율 4.8%, 5위로 밀려났던 LG전자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 박종석 사장은 MWC에서 "수익성, 성장성을 갖추고 브랜드 위상을 구축하여 매출액 기준으로 3위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일 올해 전 세계 모바일 기기 시장규모가 3천394억달러(한화 362조원)로 지난해 대비 9.5%가 늘어난 후 내년에는 1.5% 감소하여 2017년까지 계속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올해 최고점을 찍은 후 시장 성숙 상태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닌 레드오션으로 접어 들었다.

▲ 떠오르는 별, SNS 메신저들의 급성장


"왓츠앱은 실제로 17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MWC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밝혔다.

왓츠앱 17조원, 라인 16조원, 카카오 2조6천억원… 이 엄청난 수치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미하게 여겨졌던 모바일 SNS에 새롭게 평가된 가치들이다.

페이스북은 4억5천만의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을 17조원에 인수했다.

일본 쇼핑 업체 라쿠텐은 2억8천만의 가입자를 보유한 모바일 메신저 바이버를 9540억원에 인수했다.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 등 글로벌 IT업체들은 네이버의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거대한 회원수가 결합하여 글로벌 IT를 흔들어버릴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이 예상되면서 이들간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북미지역 등 해외로 확장하려는 라인과 왓츠앱의 경쟁도 예상된다. 라인은 MWC에서 노키아와 제휴하여 단말기에 라인을 탑재한 노키아X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의 힘을 얻은 왓츠앱의 CEO는 올해 상반기중 음성통화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 What's Next? 모바일의 다음 세대는…


"웨어러블(Wearable)이 대세가 될 것인가?"

삼성전자는 독자적인 타이젠OS를 기반으로 한 '기어2'와 보급형 '네오', 그리고 팔찌형 '기어핏' 등 웨어러블 기기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신종균IM부문 대표는 "지난 해에는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이 입증됐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소니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했던 '스마트밴드'를 디테일을 다듬어 선보였다.

중국 화웨이의 '토크밴드'와 LG전자 '라이프밴드 터치'도 웨어러블 기기 흐름에 참여했다.

이렇다보니 왠만한 모바일 제조업체는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여야 뒤쳐지지 않았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다.

그러나 헬스케어 목적의 '밴드'나 통화나 알림 목적의 '스마트 워치'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스마트폰에서 이들 웨어러블 기기로 완전히 옮기기에는 아직은 부족해 보였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개막"

글로벌 1위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에릭슨은 포크레인에 네트워크를 연결해 무선으로 조정하는 IoT를 선보였다.

P&G는 칫솔과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양치질 시간과 칫솔 교체시기를 알려주는 기술을 발표했다.

사물인터넷(IoT) 모듈분야 세계 점유율 23%로 1위업체인 텔릿의 CEO 우지 캣츠는 한국의 완성차 업체와 통합 IoT 솔루션 개발을 통해 빠르면 올해 연말 출시되는 신차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IoT 솔루션은 응급상황 발생시 구급차 호출, 사고차 위치 파악, 자동차 상태 파악 등을 통신망을 통해 자동으로 처리된다.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한 이동통신사들은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한 기자]